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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안철수계 15명 ‘변혁’ 출범… 바른미래 ‘두 대표’ 기형 정당

유승민·안철수계 15명 ‘변혁’ 출범… 바른미래 ‘두 대표’ 기형 정당

손지은 기자
손지은, 신형철 기자
입력 2019-10-01 00:00
업데이트 2019-10-0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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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회의체 꾸리고 유승민 대표 맡아

변혁 “탈당·신당 창당 아직 결론 안 나”
손학규 “劉, 당의 실패 논할 자격 없어”
‘또 다른 비당권파 당 대표’ 전례 드물어
전문가 “우리 정치 한계” 희화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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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이 사는 기형적인 형태가 된 바른미래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각각 회의를 진행했다. 30일 손학규(오른쪽)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는 가운데 바로 옆방에서 유승민(왼쪽) 전 공동대표와 오신환(두 번째) 원내대표 등 당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의원들이 비상의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한 지붕 두 가족이 사는 기형적인 형태가 된 바른미래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각각 회의를 진행했다. 30일 손학규(오른쪽)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는 가운데 바로 옆방에서 유승민(왼쪽) 전 공동대표와 오신환(두 번째) 원내대표 등 당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의원들이 비상의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막장으로 치달아 온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이 결국 하나의 정당에 사실상 2명의 대표가 활동하는 기형(畸形)을 완성했다.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 온 유승민·안철수계 현역 의원 15명은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시켰다. 24명의 의원이 활동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중 절반 이상인 유승민계 8명, 안철수계 7명이 별도의 회의체를 꾸렸고, 그 대표를 유 의원이 맡기로 한 것이다. 정당 역사에서 당내 분란은 다반사이지만, 비당권파가 당의 또 다른 대표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실제 ‘변혁’은 이날 손 대표 주재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국회 당대표실 바로 옆에서 같은 시간에 유 의원 주재로 첫 회의를 열어 완전히 ‘한 지붕 두 당’을 공식화했다. 유 의원은 “지금 당이 처한 이 위기 상황에서 중지를 모으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모임”이라며 “바른미래당 창당 정신인 개혁적 중도보수 정치의 정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탈당과 신당 창당에 대해선 “아직 결론 난 게 없다”고 했다.

이에 손 대표는 “당의 최고위가 열리는 그 시각에 바로 옆에서 (회의를) 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당의 실패를 논할 때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논해야 한다”며 “앞으로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당 기강을 엄중하게 바로잡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의 비정상적 상황은 유승민·안철수계의 탈당 또는 분당의 실무 준비가 끝날 때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변혁’ 소속의 한 의원은 “손학규가 싫다고 뛰쳐나가기만 하면 뭐가 되겠느냐”며 “우리가 하려는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마련하는 시간과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손 대표 측은 “무소속은 두려우니 바로 나가지도 못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처럼 해괴한 바른미래당의 정당 운영은 가뜩이나 질 낮은 대한민국 정치를 더욱 희화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우리 정치의 한계”라며 “정당이 중앙당 중심의 특정 대표로 움직이고, 곳간의 키를 쥔 사람은 나가지 않으려고 하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은 다양한 세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인데 바른미래당은 실패했고, 1인 미디어 같은 1인 정당화로 결국 야당이 파편화되고 힘을 못 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한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국회 인근의 창당준비기획단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창당 준비를 본격화했다. 최경환 의원은 “민주평화당 관망파와 무소속 세력, 불화 조짐이 가시화하는 바른미래당 호남 세력에게 말한다”며 “대안신당을 위해 어떻게 단결하고 통합할지 토론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9-10-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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