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측근들 줄줄이 요직에 앉히자 관료사회 불만 ‘부글부글’

입력 : ㅣ 수정 : 2019-09-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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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주도권 장악한 아베 가신그룹...정부내 갈등 고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기타무라 국장은 아주 특별한 관료입니다. (물론) 외무성은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요.”

지난 13일 자신의 최측근인 기타무라 시게루(63) 내각정보관을 신임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에 임명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주변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언급은 아베 총리가 외무성보다는 자신의 가신그룹을 통해 외교·안보를 꾸려나가고 있는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아베 총리가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측근 중심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요직을 구성하면서 정부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일선 부처에서는 경제산업성과 경찰청 출신 중심의 총리 측근 인사 행태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타무라 시게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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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무라 시게루-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최근 내각 개편에서 기타무라 시게루를 NSS 국장에 앉힌 데 더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막후에서 총괄해 온 경제산업성 출신 이마이 다카야(61) 총리비서관에게 정책기획 총괄담당 총리보좌관을 겸임하도록 했다. 또 내각에서 외교를 담당하는 내각관방부장관보에 과거 자신의 비서관을 지낸 하야시 하지메(60) 전 주벨기에대사를 기용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부 안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NSS의 전 간부는 아사히에 “NSS는 ‘폴리틱스’(정치)가 아니라 ‘폴리시’(정책)를 담당하는 부서”라면서 “총리의 정책방향에 문제가 있으면 ‘아니다’라고 과감하게 말해야 한다”며 가신그룹 중심의 외교·안보 인선에 문제를 제기했다.

아사히는 “NSS가 경제안보로까지 영역을 넓히면 이마이 비서관의 출신부처인 경제산업성의 관여가 한층 강해질 것”이라면서 “경제산업성의 ‘통상외교’와 외무성의 ‘외교’는 다른 것인데…”라는 정부 관계자의 우려를 전했다.

외무성에는 주요 외교정책 결정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지난 7월 1일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및 ‘화이트 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가) 제외 조치의 경우도 당시 고노 다로 외무상은 사전에 전혀 통보받지 못했고 하루 전 이를 특종보도한 산케이신문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NSS 국장(기타무라) 외에 직업관료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 관방부장관(스기타 가즈히로)도 경찰청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부 내 경찰의 영향력이 비대해질 것이라는 경계감이 다른 부처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총리 관저의 한 간부는 최근 외무성 등 관계부처를 겨냥해 “기타무라 NSS 국장에게 정보를 올리지 않는다는 따위의 행동을 하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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