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소식 좀 전해주렴/박현웅 · 불인(不忍)/정윤천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소식 좀 전해주렴/박현웅 · 불인(不忍)/정윤천

입력 2019-08-15 20:34
업데이트 2019-08-16 02: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소식 좀 전해주렴 / 박현웅
소식 좀 전해주렴 / 박현웅
소식 좀 전해주렴 / 박현웅
불인(不忍) / 정윤천

사산 직전의 염소 새끼를 들쳐 메고 들어와

사람 병원의 응급실 앞에서 울음을 바치는 이가 있었다

시골 의사는 등가죽을 늘여 두 대의 링거를

염소의 몸 안으로 흘려 넣어 주었다

2001년 1월 26일 도쿄 신주쿠의 한 지하철역에서 술 취한 일본인이 선로에 떨어졌다. 한 한국인 청년이 그를 구하기 위해 철로에 뛰어내렸다. 열차가 달려온 시간 7초. 그는 철로에서의 탈출 대신 달려오는 열차를 손으로 막았다.

고려대 4학년 이수현군. 당시 그의 나이 26세였다. 아키히토 일왕을 비롯한 전 일본이 추모했다. 일본 청년에게 없는 희생정신을 이 한국 청년이 지니고 있음을 일본 언론은 대서특필한다. 이수현군의 조부는 일제에 강제 징용되어 탄광 노동을 했다.

사산 직전의 염소를 위해 응급실의 의사는 두 대의 링거를 정성껏 흘려 넣어 준다. 불인의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베를 비롯한 일본 지도자들에게서 불인을 찾을 수 없다.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르는 축생의 얼굴. 호로상것들이라 할 것이다.

곽재구 시인

2019-08-16 30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