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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밖 닮은 맘… 백조의 다른 끝

호수 밖 닮은 맘… 백조의 다른 끝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9-07-31 22:44
업데이트 2019-08-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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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국립발레단·러시아 SPBT 2色 ‘백조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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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대표작이자 고전발레의 정수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의 장면. 지크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의 아름다운 만남(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시어터)부터 흑조 오딜의 역동적이고 매혹적인 춤(국립발레단)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달 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 제공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대표작이자 고전발레의 정수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의 장면. 지크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의 아름다운 만남(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시어터)부터 흑조 오딜의 역동적이고 매혹적인 춤(국립발레단)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달 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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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대표작이자 고전발레의 정수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의 장면. 지크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의 아름다운 만남(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시어터)부터 흑조 오딜의 역동적이고 매혹적인 춤(국립발레단)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달 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대표작이자 고전발레의 정수로 꼽히는 ‘백조의 호수’의 장면. 지크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의 아름다운 만남(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시어터)부터 흑조 오딜의 역동적이고 매혹적인 춤(국립발레단)까지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달 28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발레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발레’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러시아의 자부심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백조의 호수’다. 이번 달 국내 대형 극장에서 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가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어 발레 애호가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같은 날, 서로 다른 극장에서 다른 색깔의 백조가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이달 발레 무대에 오르는 ‘백조의 호수’는 두 편으로, 국립발레단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시어터(SPBT)가 각각 막바지 연습에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과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나는 러시아 발레단의 공연 일정이 공교롭게도 이달 28일~9월 1일로 같다. 무대는 국립발레단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러시아 발레단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다. 각각 대한민국 최고 예술극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두 기관에서 자존심을 건 ‘백조 경쟁’을 치르는 셈이다.

두 발레단이 선보일 공연은 같은 듯 다른 매력을 지녔다. 우선 뿌리가 같은 만큼 이야기 배경이 같고, 백조를 우아한 춤선으로 풀어낼 프리마 발레리나들의 ‘호수 밖’ 삶에도 공통점이 묻어난다. 두 공연 모두 마법사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빠져 낮에는 백조가 되고, 밤에는 사람으로 돌아오는 오데트 공주와 지크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몸의 언어로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에 맞춰 그려 나간다. 두 공연의 오데트는 ‘흑조’ 오딜도 함께 연기한다.

각각 발레단에서 ‘오데트·오딜’ 역을 맡은 수석무용수들은 모두 기존 발레계 관행을 깨고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러시아 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리나 코레스니코바(39)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32)는 ‘발레리나의 출산=은퇴’라는 관행을 깨고 출산 후 무대로 돌아와 다시 토슈즈를 신었다. 최근 한국 방문 인터뷰에서 “발레리나와 엄마 역할을 함께 잘하고 싶다”고 한 코레스니코바는 4년 전 딸을 낳은 뒤 딸과 함께 세계 곳곳을 다니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5년 영국 런던 공연 당시에는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 모유 수유를 하다 무대에 서기도 했다.

지난 1월 딸을 낳은 김리회는 출산 후 딱 100일 되는 날 다시 발레단으로 돌아왔다. ‘발레 대국’ 러시아에선 ‘엄마 발레리나’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사례다. 국내 발레계에서는 김리회에 앞서 최태지와 허용순 등이 출산 후 무대에 올랐다. “출산 전보다 운동량을 2배로 늘렸다”는 김리회는 이번 복귀 무대에서 완벽한 ‘오데트·오딜’ 연기를 위해 32회 푸에테(연속 회전 동작)를 밤낮으로 연습 중이다.

두 백조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무대의 흐름은 다른 색을 낸다. 각기 다른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따르기 때문이다. 러시아 발레단은 ‘고전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페티파가 1895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올린 ‘마린스키 버전’을, 국립발레단은 21세기 발레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1967년 재해석한 ‘볼쇼이 발레단 버전’을 따른다. 마린스키 버전 ‘백조의 호수’는 오데트와 지크프리트 그리고 마법사 로트바르트 모두 죽음을 맞는다. 반면 볼쇼이 버전에서는 오데트와 지크프리트의 사랑이 로트바르트의 악한 힘을 물리치는 행복한 결말을 그린다. 다만 러시아 발레단은 마린스키 버전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결말은 관객이 안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주를 줬다.

음악은 SPBT오케스트라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각각 맡아 차이콥스키의 명곡을 연주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9-08-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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