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전 전패… 그러나 그녀들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입력 : ㅣ 수정 : 2019-07-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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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수구, 단일팀 기다리다 첫 국대 급조
경영 출신 청소년들, 짧은 훈련 속 6득점
팀 이번 대회 끝 해산… 지속 여부 미지수
여자 수구 대표팀 김예진(왼쪽)이 22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지막 순위 결정전이 끝난 후 울먹이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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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수구 대표팀 김예진(왼쪽)이 22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지막 순위 결정전이 끝난 후 울먹이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 뉴스1

“한 골 더! 한 골 더!”

지난 20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의 관람객들은 한목소리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수구 대표팀을 뜨겁게 응원했다. 대표팀은 0-64(헝가리전), 1-30(러시아전), 2-22(캐나다전) 패배에 이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4차전에서 이번 대회 가장 많은 3득점을 달성했다.

‘1승’이 아닌 ‘한 골’을 목표로 했던 대표팀은 매 경기 한 골씩 늘려 가는 기적을 이뤄 냈다. 22일 15·16위 결정전인 쿠바와의 마지막 경기에 나선 대표팀 선수들은 0-30으로 패배한 후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5전 전패, 16개국 중 16위. 예견된 성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놀라운 성장이기도 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역대 첫 본선 진출을 한 대표팀은 남북 단일팀 추진 여파로 대회가 임박한 지난 5월 총원 13명으로 급조됐다. 훈련 기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수구를 체계적으로 훈련한 전문 선수도 없었고 대부분이 고교생인 데다 중학생도 2명이 포함됐다. 역사적인 첫 골에 이어 전체 6골 중 3골을 기록한 경다슬(18·강원체고)의 “일반인이 한 달동안 훈련해 메시와 축구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는 고백처럼 세계무대에서의 연패는 감수해야 할 몫이었다.

그동안 각자 레인에서 홀로 경쟁했던 경영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대회 내내 똘똘 뭉쳤고 열심히 뛰었다. 경다슬은 쿠바전이 끝난 후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뭉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매 순간순간이 최고였다”고 했다.

여자수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해산한다. 선수 모두가 수구를 이어 가고 싶어 하지만 저변이 넓지 않아 지속 여부는 미지수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표팀 운영 여부에 대한 내부 논의가 오간다”면서도 “선수 수급 등 여러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9-07-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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