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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뒤 희망 싹터… 한일 관계에도 치유의 봄 올 것”

“쓰나미 뒤 희망 싹터… 한일 관계에도 치유의 봄 올 것”

이석우 기자
입력 2019-03-31 22:28
업데이트 2019-04-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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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다룬 다큐 영화 ‘봄은 온다’ 윤미아 감독과 엔도 부부

10개월 동안 피해 주민 100여명 만나
복원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모습 담아
日대사 “양국 문화 교류 확대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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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봄은 온다’의 윤미아(오른쪽) 감독과 주연 격인 엔도 신이치(가운데)·료코(왼쪽) 부부가 지난 30일 서울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봄은 온다’의 윤미아(오른쪽) 감독과 주연 격인 엔도 신이치(가운데)·료코(왼쪽) 부부가 지난 30일 서울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큰 재앙과 불행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상실과 고난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아가는지 보여 주고 싶었다. 한일 관계에도 그런 ‘복원과 치유의 과정’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봄은 온다’를 만든 재일교포 3세 윤미아 감독은 영화 주연 격인 엔도 신이치·료코 부부와 함께 방한, 지난 30일 한국 관객들과 만나 “거대 재앙 앞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피해자들이 어떻게 다시 일어나고, 다른 피해자까지 도울 수 있게 됐는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상영회 직후 열린 ‘관객과 대화’에서 윤 감독은 “(한일 관계가) 나쁠 때도 있고 정치적으로 이용될 때도 많지만, 차분하게 문제점을 찾고 서로 마주 보며 노력하면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낙관했다.

엔도 부부는 “지옥 같던 시간, 피난소에 함께 있던 다른 피해자들이 다가와 주고 힘이 돼 줘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러면서 “세 아이와 함께 하는 행복은 사라졌지만, 주변 사람들과 작은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계속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목공 장인인 엔도 부부는 2011년 3월 세 아이를 삼킨 쓰나미(지진해일)가 폐허로 만들고 간 집터에 ‘무지개 다리’라는 이름의 어린이 놀이터를 지어 기증했고, 그곳에 컨테이너 건물을 지어 ‘와타호이’라는 피해자 지원 터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대지진으로 부모 형제를 잃고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지 못한 어린이들을 치유하는 지원단체 ‘코코로 스마일’을 비롯해 재해 피해자 지원단체 등을 이끌고 있다. 그들은 “윤 감독의 취지를 알게 된 뒤 용기를 내 영화에 나왔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10개월여 동안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후쿠시마현 가와우치무라 등 쓰나미 피해 지역 주민 100여명을 만나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화면에는 마음의 복원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피해자들의 미소와 웃음이 가득했지만 “웃는 장면 뒤에 어떤 사연들이 함축돼 있는지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윤 감독은 설명했다.

엔도 부부는 “재해 지역 피해자와 관계자들은 대지진 복구에 손을 내밀어 주고 격려해 준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감사도 함께 표했다. 행사를 주관한 주한 일본대사관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도 “동일본 대지진 때 도움을 준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어 “(경색된 양국 관계 속에서도) 국민들을 이어 주는 문화교류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9-04-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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