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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괴로운 교도소 수형자들...‘전화 찬스’에 웃고 울다

명절이 괴로운 교도소 수형자들...‘전화 찬스’에 웃고 울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9-02-03 14:57
업데이트 2019-02-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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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자 4등급 분류...1급 수형자는 월 최대 5회 통화

초범은 통상 3급...입소 초반 전화 안 돼

전화는 자비 부담...1회 3분 넘으면 끊겨

광주교도소, 명절 특별전화 사용자 선정

주로 가족, 지인...교정위원과 통화하기도
구치소에서 차례 지내는 수형자들
구치소에서 차례 지내는 수형자들 설 명절에 고향에 못가는 서울구치소 수형자들이 교도소에서 합동차례를 지내고 있다. 교도소마다 명절 기간 교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광주교도소는 특별 전화 프로그램을 통해 수형자들이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법무부 제공
“가족들 목소리라도 들었으면...”

설 연휴에도 꼼짝없이 교도소에 갇혀 있는 수형자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유독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명절 특별 휴가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자유롭게 누릴 수 없다. 수형자들마다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어서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수형자는 개방처우급(1급), 완화경비처우급(2급), 일반경비처우급(3급), 중(重)경비처우급(4급) 등 크게 4등급으로 나뉜다. 모범수에 해당되는 개방처우급은 한 달에 최대 5회, 완화경비처우급은 최대 3회까지 외부와 전화 통화가 허용된다.

일반경비처우급과 중경비처우급은 원칙적으로는 전화를 할 수 없지만, 필요한 경우에 한해 월 2회까지 가능하다. 사형 확정자도 심리적 안정과 원만한 수용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월 3회 이내 범위에서 전화를 할 수 있다.

수형자 등급은 입소 후 분류심사과에서 죄명, 형기, 죄질, 재범 여부 등에 따라 정한다. 통상 초범이면 3급에 해당하는 일반경비처우급부터 시작한다. 교도소에 처음 들어가면 전화를 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수감 태도가 좋고, 초범에 해당되면 일정 기간 후 등급이 상향 조정된다. 물론 수감 기간 징벌을 받으면 등급이 떨어질 수도 있다.

교도소에서 전화를 하려면 미리 사용 신청을 해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루에 한 차례 전화를 원칙으로 한다. 공휴일에는 할 수 없고, 전화 통화도 최대 3분을 넘지 못한다. 통화 연결 후 2분 40초가 지나면 경고음이 울리고 3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끊긴다.

전화는 자비 부담이 원칙이다. 수형자가 직접 전화카드를 구입해서 사용해야 한다. 다만 영치금이 없거나 교정 성적이 양호한 수형자에게는 교도소에서 전화카드를 빌려주기도 한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전화 신청을 하는 수형자들이 많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광주교도소는 설 명절 특별 전화사용 대상자를 선정해 ‘전화 찬스’를 준다. 혜택이라면 기존 전화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방처우급, 완화경비처우급 중 수용 생활이 우수한 수형자도 뽑히지만, 일반경비처우급과 중경비처우급 중에서도 취사, 쓰레기 분리 수거 등 관용 업무를 한 수형자도 선정된다. 일반경비처우급과 중경비처우급은 평소 전화를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명절에 한 번 주어지는 전화 찬스가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에도 전화는 자비 부담이다.

광주교도소 관계자는 “대부분 가족들과 통화를 하지만, 가족이 없는 수형자는 친구 등 지인이나 교정위원에게 연락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사회복귀과 관계자도 “수형자들이 출소했을 때 돌아갈 곳은 역시 가정밖에 없다”면서 “가정과의 유대 관계는 재범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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