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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에서 운동선수로’ 목함지뢰에 다리잃은 하재헌 중사 전역

‘군인에서 운동선수로’ 목함지뢰에 다리잃은 하재헌 중사 전역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1-31 17:20
업데이트 2019-01-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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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를 제패하는 날까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목함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하재헌(25) 중사가 육군 1사단에서 전역식을 갖고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31일 오전 11시께 1사단 수색대대를 다시 찾은 하 중사는 밝은 표정으로 옛 전우들과 재회했다.

하 중사는 지난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었다.

당시 쓰러진 하 중사를 구하러 간 김정원(28) 중사도 2차 지뢰 폭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부상 이후 하 중사는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근무했으며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애인 조정 선수로서 패럴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어서 (군 생활을)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부상 이후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 중인 그는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남자 조정 개인전 1천m 경기에서 5분56초6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군은 이날 하 중사가 DMZ 수색대원으로 근무했던 1사단에서 전역식을 갖고 군 생활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 전역식에는 김정원 중사뿐만 아니라 수색팀장 정교성(30) 상사와 이형민(24) 중사, 박선일(50) 원사, 문시준(27) 대위, 박준호(25) 예비역 병장 등 당시 작전에 참여했던 수색대원 8명 중 7명이 참석해 하 중사의 새로운 앞길을 격려했다.

나머지 한 명인 최유성(26) 예비역 병장은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어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이들은 당시 전우 2명이 연달아 지뢰 폭발로 쓰러지고 또 다른 지뢰가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각자 자리를 지키며 동료의 목숨을 살려낸 주인공들이다.

정교성 상사와 이형민 중사, 박선일 원사, 문시준 대위는 여전히 1사단 수색대대에 남아 임무를 수행 중이다.

김정원 중사는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으로 현재 상명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편입해 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수색대대 이종명관에 모여 하 중사에게 꽃다발과 기념품을 전달하고 전역을 축하하며 그의 앞길을 격려했다.

오전 행사를 마친 뒤 오후 1시 20분께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의 발’로 자리를 옮긴 하 중사는 박정환 1사단장에게 전역신고를 했다.

그는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이지만 그에게는 고향 같은 1사단의 경례 구호 ‘전진’을 마지막으로 외쳤다.

이어 DMZ 수색작전에 함께 참여했던 전우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3보 전진하며 기념촬영을 마쳤다.

4년 6개월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미래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24년 프랑스 올림픽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며 “군인 하재헌 중사가 아닌 이제 운동선수 하재헌으로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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