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용불량자 된 개성공단 기업인 눈물 닦아 줘야

[사설] 신용불량자 된 개성공단 기업인 눈물 닦아 줘야

입력 2017-12-29 17:28
업데이트 2017-12-3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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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결정됐다는 그제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발표에 누구보다 더 충격을 받고 허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의 도발이 원인이 됐다고 하더라도 그 중차대한 문제를 공식 의사결정 체계의 토론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의 초법적 지시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믿기지 않는다. 공단 현금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들어간다는 정부 발표를 믿고 공장 가동을 멈췄는데 이 ‘자금 전용설’ 또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보기관의 자금전용 문건이 탈북자의 진술과 정황에 의존한 것이란 대목에서는 기업인의 처지에서는 참담함과 분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애초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해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NSC 상임위에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하기 이틀 전인 2월 8일 이미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통일부 장관에게 개성공단을 철수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했다는 것이 이번 개성공단 파문의 요체다.

문제는 이런 엄청난 일이 진행 중일 때는 물론이고, 그 뒤에도 입주기업인들이 받았을 고통과 피해가 무시됐다는 점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곳의 피해액은 1조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협력업체 1000여곳까지 더하면 전체 손실액을 가늠조차 못할 정도다. 이전 정부는 입주기업에 충분히 지원을 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입주기업인들은 3분의1에 불과한 무이자 대출 성격의 정부 지원을 받았을 뿐이다. 이들 중에는 정부 지원으로는 기업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입주기업인들은 정부를 믿은 죄밖에 없다. 공단을 만들어 놓았으니 그곳에 와서 공장 돌리라는 정부 말을 따른 것이 죄라면 죄다. 문재인 정부는 비록 이전 정권에서 빚어진 일이더라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입주기업이 본 재산 피해를 복구해 줄 방안이 없는지 해결책을 모색하기 바란다. 당장 개성공단의 문을 다시 열 수 없더라도 공장을 다시 운영하도록 도울 방법도 찾아보기 바란다. 앞으로 어느 정권이나 최고통치권자의 위헌, 위법적인 조치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국민들이 나오지 않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개성공단 비대위에서 청구한 공장 전면가동 중단의 헌법소원심판도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2017-12-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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