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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은행법 개정 안 되면 반쪽 출범 불가피

인터넷은행, 은행법 개정 안 되면 반쪽 출범 불가피

입력 2017-01-01 10:34
업데이트 2017-01-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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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주주들 이견 조율 어려움…카카오뱅크는 본인가 신청도 못해

이달 말 K뱅크가 출범하면 본격적인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러나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아 반쪽 출범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인터넷은행에 워낙 많은 주주사가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보니 주요 결정을 할 때 주주사 간의 조율 과정이 순탄치 않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1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인터넷은행 출범과 관련한 은행법 개정안 2건과 특례법 2건 등이 올라와 있다.

현재 은행법에서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만들기로 하면서 은행법을 개정,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의 금융사가 아닌 정보기술(IT) 기업이 중심이 돼 인터넷은행을 이끌어야 은행산업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법적 뒷받침이 하루라도 빨리 정비되는 것이 인터넷 전문은행 성공의 핵심 관건”이라고 강조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야당에서 특례법을 통한 은산분리 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논의에 물꼬가 트인 상태다.

특례법에서는 산업자본도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지분을 34%까지 허용하고, 대신 5년 마다 재심사받게 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등 정국이 어수선해 지금으로는 K뱅크 출범 전에 법안 개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법안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도 인터넷은행 출범은 가능하다.

그러나 법 개정이 안 되면 차후 증자가 어려워 사업을 키울 수 없다.

K뱅크는 2∼3년 안에 2천억∼3천억원 수준의 증자를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법 개정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인터넷은행에 너무 많은 주주사가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보니 벌써 이견 조율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공이 많다 보니 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현재 K뱅크의 최대주주는 KT가 아닌 우리은행(10%·의결권 기준)이며 주주만 21개사다.

카카오뱅크도 최대주주가 카카오가 아닌 한국투자금융지주(58%)이며 지분도 50%가 넘는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아닌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금융권에서는 벌써 카카오뱅크가 카카오와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간 힘겨루기로 계속해서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대표이사 인선 작업이 늦어지면서 이달 초로 본인가 신청이 미뤄진 상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연말이다 보니 주주사들이 다들 바빠 이사회가 미뤄진 것 뿐”이라며 “주주사들 간의 갈등은 없다”고 말했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5년 함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K뱅크는 이달 말 출범을 앞둔 반면 카카오뱅크는 아직 본인가 신청도 못 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을 놓고도 과연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킨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산업에 비해 보수적이며 변화에 더딘 은행산업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이런 정부의 기대처럼 인터넷은행은 출범 전부터 기존 은행들의 변화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보다 먼저 위비뱅크(우리은행)나 써니뱅크(신한은행) 등 비대면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뱅크 서비스를 내놨다.

또 간편 송금이나 환전, 중금리 소액대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으며, 은행과 카드, 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과 통합 플랫폼과 현금화도 가능한 통합 포인트 제도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종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각종 부가서비스를 이자와 함께 제공하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모두 인터넷은행이 생기면 내놓을 것으로 봤던 서비스들이지만 은행들이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할 것 같은 서비스를 은행들이 먼저 시작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이 현재 은행들과 비교해 얼마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생존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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