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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 서경배, 과학의 미래에 1조원 건다

‘아톰’ 서경배, 과학의 미래에 1조원 건다

입력 2016-09-01 21:20
업데이트 2016-09-0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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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재 3000억 우선 투자 ‘서경배과학재단’

소년은 TV 만화영화 ‘우주 소년 아톰’을 즐겨봤다. 학창시절에는 생물 과목을 유독 좋아했다. 누구보다 과학을 사랑하던 소년은 이제 자라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학의 힘을 굳게 믿는다. 과학을 포기하면 미래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과감하게 1조원을 투자해 과학재단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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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경배과학재단’ 설립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경배과학재단’ 설립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경배(53)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경배과학재단’ 설립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 회장은 “3000억원으로 시작하지만 꿈은 사업을 잘해서 재단이 50년, 100년 이상 갈 수 있도록 (지원 규모를) 1조원까지 늘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시작하는 재단 출연금 3000억원은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를 매각해 마련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창업자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의 사재 등을 기반으로 ‘아모레퍼시픽재단’(학술·교육·문화 사업),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저소득층 복지 사업), ‘한국유방건강재단’ 등을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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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재단을 설립한 까닭에 대해 서 회장은 “아버지가 기술과 과학에 늘 관심이 있었고 어렸을 때 만화 ‘아톰’ 보는 게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면서 “회사가 어렵던 시절 과학의 힘으로 회사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고 과학이 위대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 총파업 등으로 위기에 처했으나 그다음해에 세운 연구소에서 개발한 레티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요즘도 매출의 3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이번에 출범하는 서경배과학재단은 기초과학, 특히 생명과학 분야의 국내외 한국인 신진 연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생명공학에 관심을 두는 까닭에 대해 서 회장은 “어려서부터 생물이 재미있었다”면서 “좋아해야 관심을 갖고 도와줄 수 있고, 좋아해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다”고 답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빌게이츠재단도, 록펠러재단도 모두 자신의 이름을 걸었다”며 “잘못하면 자기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천외유천’(天外有天·하늘 밖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을 언급하면서 “세계 최고의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창의적인 신진 과학자들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재단이 (노벨상 등) 세계적인 결과물을 만들기를 바라고 그런 영광의 순간에 같은 자리에 있게 된다면 무한한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매년 공개 모집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 신진학자 3∼5명을 선발하고 과제당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1차 연도 과제는 오는 11월 공고된다. 내년 1∼2월 과제 접수 후 심사 등을 거쳐 6월에 최종 선정자가 발표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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