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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선거 의혹’ 농협 회장 피의자 신분 檢 출석

‘불법 선거 의혹’ 농협 회장 피의자 신분 檢 출석

조용철 기자
입력 2016-06-30 22:26
업데이트 2016-06-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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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檢에 얘기하겠다”

여론조사 지지율 부풀린 정황도
5대 민선회장 모두 조사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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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은 김병원 회장.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눈 감은 김병원 회장.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농협중앙회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김병원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치러진 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원(63) 농협 회장이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이날 오전 10시 김 회장을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다. 검찰청사에 나온 김 회장은 결선투표 전 문자메시지 발송에 관여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있는 그대로 검찰에 얘기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회장은 올 1월 12일 농협중앙회장 결선투표를 앞두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최덕규(66·구속) 후보를 통해 ‘결선투표에서는 김병원 후보를 찍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거 당일 발송된 문자메시지는 대의원 291명 가운데 107명에게 전달됐고, 1차 투표에서 2위에 그친 김 회장은 결선에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 이성희(67) 후보를 따돌리고 회장에 당선됐다. 현행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선거 당일 선거운동은 금지돼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결선투표를 앞두고 최 후보 측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당선 대가로 금품이나 보직을 약속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김 회장의 서울 마포구 자택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해 두 후보의 연대 정황을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20여일을 앞두고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김 회장의 지지율이 부풀려져 발표된 정황도 수사 대상이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T사 여론조사에서 김 회장은 41.7%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다른 조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검찰은 김 회장 측이 업체에 금품을 주고 여론조사를 왜곡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농협은 1988년 회장을 직선제로 뽑은 이후 1대부터 5대 민선 회장이 모두 범죄 혐의에 연루돼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됐다. 1대 한호선(80) 전 회장과 2대 원철희(78)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됐고, 3대 정대근(72) 전 회장은 2005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부지를 현대차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받아 역시 구속됐다. 4대 최원병(70) 전 회장은 지난해 농협 비리 수사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지만 측근들이 구속되는 선에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07-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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