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진핑, 국제사회 북핵 폐기 노력 외면하는가

[사설] 시진핑, 국제사회 북핵 폐기 노력 외면하는가

입력 2016-06-02 22:52
업데이트 2016-06-0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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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그제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북·중 우호 관계를 중시하는 발언만 하고 북핵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은 북핵 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역행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하고, 북한의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본받아야 주요 2개국(G2)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북핵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없이 “관련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은 대외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3원칙을 고수해 왔다. 시 주석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3가지 원칙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가 빠져 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열린 제7차 노동당대회에서 당 규약에 명시한 ‘핵·경제 병진노선’을 인정한 셈이다.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북핵 문제에 대한 갈등이 양국 관계를 곤란하게 만들었지만, 양국은 핵 갈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해 가고 있다”고 밝혀 현재의 갈등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노력에 재를 뿌리는 행위와 다를 게 없다.

우리 내부 일각에서는 북한 대표단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을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시 주석과 중국, 중국과 북한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중국과 북한은 국가 간에는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은 떼어놓을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우리 스스로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돌수록 북핵 문제 해결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까지 비난할 수는 없지만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자금을 쏟아붓는 북한의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 미국은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제3국이 북한과 차명 계좌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면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동했다. 중국도 북한이 핵 개발에 투입하는 자금줄을 끊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심어 줄 필요가 있다. 한·미 동맹처럼 북·중 우호관계가 지속되는 한 북한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상식이다. 북핵 포기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실질적인 대북 제재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3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에서 재확인한 것처럼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유도할 때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2016-06-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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