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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법원 “28살짜리 아들에게도 양육비 지원해야”

이탈리아 법원 “28살짜리 아들에게도 양육비 지원해야”

입력 2016-04-28 09:54
업데이트 2016-04-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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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청년 65%, 부모와 같이 살아…부자간 양육비 소송 연간 8천건

대학을 마친 장성한 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는 이탈리아 아버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 아버지에게 아들의 대학원 학비도 지원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한 중년 남성은 이혼 합의 조건이었던 아들 양육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이 아들은 남들보다 더 몇 년이 더 걸려서야 문학 전공 학부 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실험 영화를 공부한다며 대학원 과정에 등록했다.

글 쓰는 일로 겨우 생활을 유지하는 아버지는 “아들이 스스로 먹고살기 위해 일자리를 찾으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아들이 더는 재정적 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고, 시간제 일자리라도 얻어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데나 지방법원은 대학원 과정이 아들의 목표와 일치한다며 아버지가 그 비용을 대야 한다고 판결했다.

20∼30대는 물론 40대까지 부모 집에 얹혀사는 ‘밤보치오니’(bamboccioni·큰 아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성인인 자녀가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이런 법정 분쟁은 1년에 8천 건에 이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밤보치오니 문제는 2008년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이 40%까지 치솟으면서 시작됐다.

이탈리아 통계 당국에 따르면 18∼34세 청년의 65%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 비중은 프랑스나 영국에서 34%, 독일은 42% 정도다.

유독 이탈리아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장성한 자녀가 많은 이유는 경제적 요인 외에도 가족 공동체를 중시하는 이탈리아의 문화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돈 문제로 부모를 고소하는 성인 자녀 문제가 극심해지자 결혼 전문 변호사 단체는 자녀들이 부모를 고소할 수 없도록 대법원이 나이 제한을 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도 2001년 부모 집에 얹혀살며 속을 썩이는 28살짜리 아들 탕기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탕기’ 이후 ‘탕기 세대’라는 말이 생겼고, 영국 역시 ‘부모 지갑에서 퇴직 연금을 빼먹는 자식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의 약자인 ’키퍼스‘(Kippers) 세대가 있다.

실직하거나 연봉이 깎여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세대'도 서구 많은 나라의 골칫거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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