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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판사, 구금령 내린 퇴역군인 걱정에 ‘동반수감’ 자처

美판사, 구금령 내린 퇴역군인 걱정에 ‘동반수감’ 자처

입력 2016-04-23 10:28
업데이트 2016-04-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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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지방법원 판사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참전 퇴역군인을 위해 동반 수감을 자청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 컴버랜드 카운티 법원의 루이스 올리베라 판사(45)는 지난 13일 음주운전 보호관찰자 조지프 세르나(44)와 함께 카운티 교도소 내 독방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올리베라 판사는 미 육군 특수부대 출신 세르나가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보호관찰형을 받은 상태에서 법원에 거짓말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하루 구금형을 내렸다.

그러나 세르나가 심리적 동요를 보이자 독방 감금이 PTSD를 앓는 세르나의 정신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동반 수감을 자청했다.

퇴역군인 전용 법정 특별 프로그램(VTCP)을 통해 앞서 25차례 세르나와 만난 올리베라 판사는 세르나를 차에 태우고 교도소까지 직접 운전해 교정 당국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유치장에 함께 들어갔다.

세르나는 올리베라 판사가 계속 머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1인용 유치장, 1인용 침대 위에 나란히 앉아 군에서 있었던 경험을 비롯해 매우 개인적이고 친밀한 이야기를 밤새 나눴다. 마치 가족 같았고, 엄청난 치유를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르나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4차례 파병돼 3차례 이상 죽을 고비를 넘기고 여러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세르나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무공훈장 ‘퍼플하트’를 3개나 받았다.

하지만 참전 후유증으로 PTSD를 앓게 됐고,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VTCP 대상이 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올리베라 판사는 “세르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겪은 일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세르나 뿐 아니라 내게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감 경험이 처음이었다며 “교도관이 문을 닫고 나가니, 그 안은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듯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걸프전 참전 용사이기도 한 올리베라 판사는 참전 군인들이 육체적 부상 외에 심리적·정신적 상처로 고통받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헌한 이들이 다시 길을 찾고, 지속적인 기여를 하며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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