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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패 탈출’ 한화, 최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7연패 탈출’ 한화, 최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입력 2016-04-22 00:08
업데이트 2016-04-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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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무이닝 강판 속에서 타선·불펜진 뭉쳐 극적인 역전승

선발 투수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최악의 상황에서 한화 이글스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5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어 9-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기나긴 7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한화 선발 김민우가 1-0으로 앞선 1회말 롯데의 톱타자 손아섭을 필두로 첫 5타자에게 4피안타 1볼넷 2도루로 3실점 하고 마운드에서 터덜터덜 내려갈 때만 해도 이날 경기 승리의 주인공이 누구일지는 확실해 보였다.

한화는 이어 등판한 송창식이 안타와 밀어내기 볼넷, 희생플라이로 승계 주자 2명을 모두 들여보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1-5로 벌어졌다.

7연패에 빠진 한화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선발 투수가 조기에 교체되고, 불펜도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최근의 ‘패배 방정식’이 반복되는 듯 보였다.

더군다나 상대 선발은 올 시즌 2경기에서 2승에 평균자책점 0.79로 롯데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는 박세웅이었다.

박세웅은 1회초 김태균에게 적시타, 2회초에는 이용규에게 1타점 2루타를 내주며 초반 2실점 하긴 했으나 3회초 한화의 4~6번을 3타자 연속 삼진으로 잠재우고 안정을 되찾은 보였다.

하지만 한화는 선발이 힘없이 무너졌음에도 불펜진이 팀 타율 1위(0.304)인 롯데를 상대로 버텨냈다.

송창식은 2회말 1사 3루, 3회말 2사 1루를 실점 없이 막아내고 4회말 무사 1루에서 바통을 박정진에게 넘겼다. 박정진은 세 타자를 삼진, 좌익수 뜬공,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박정진이 5회말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자 이번에는 윤규진이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송창식(64경기 109이닝), 박정진(76경기 96이닝), 윤규진(40경기 50⅔이닝)은 지난해 잦은 등판과 수술의 여파 탓인지 구위는 작년만큼 위력적이지 않았으나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 위기를 견뎌냈다.

야수들도 모처럼 실책 없이 안정적인 수비로 고군분투 중인 불펜진을 뒷받침했다.

마운드와 수비가 안정을 되찾자 타선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4회초 하주석의 2타점 좌중간 적시타로 1점 차 추격에 성공했고, 5회초에 김태균과 김경언의 연속 안타로 무사 2, 3루의 기회를 엮어냈다. 김성근 감독은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대타 이성열은 바뀐 투수 김성배를 상대로 2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화는 이어 차일목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 차 리드를 얻었다.

한화는 7회말부터는 셋업맨 권혁과 마무리 정우람이 남은 3이닝을 분담하며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정우람이 8회말 2사 2루에서 정훈에게 안타성 타구를 내줬을 때 유격수 하주석이 타구를 잘 건져내 아웃을 잡아낸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따낸 한화(3승 13패)가 선발이 4회도 버티지 못한 상황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5일 대전 넥센히어로즈전(9-5 승) 첫 승 때는 선발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4⅔이닝을 소화했고, 10일 마산 NC 다이노스전(2-1 승)에서는 마에스트리가 6이닝을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내며 한화 투수 중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팀은 7연패에 빠졌고, 연패 탈출의 막중한 임무를 띤 선발은 무이닝 5실점 하고 무너졌지만, 한화 선수들은 그 상황에서 믿기지 않는 힘을 발휘해냈다.

8회초 한화의 공격 때는 이번 3연전 내내 한 번도 들리지 않았던 한화 원정팬들의 ‘최강한화’ 육성 응원까지 사직구장에 메아리쳤다.

많은 사람은 특급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 토종 에이스 안영명 등의 선발 자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한화의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체 삭발을 통해 한마음으로 뭉친 한화는 선발이 최단 시간에 물러나는 최악의 상황에서 현재의 멤버들만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결국, 위기를 극복해낼 힘은 현재 한화를 구성하는 지금 멤버들에게 충분히 잠재해 있었던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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