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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익사자 속출’ 그리스 레스보스섬 묘지난

‘난민 익사자 속출’ 그리스 레스보스섬 묘지난

입력 2016-04-21 10:38
업데이트 2016-04-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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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해를 통해 서유럽으로 탈출하려는 중동 난민의 중간 해상 거점이 돼온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난민 익사자들의 매장 및 장례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레스보스 섬은 지난해 난민선 전복·침몰사고에 따른 희생자들이 급증하면서 섬 내에 임시 매장지를 마련했으나 희생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또 대부분 무슬림인 희생자들의 장례절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지난해 가을 난민선의 난파 사건이 잇따르면서 레스보스 섬 영안실에 희생자 시신이 밀려들자 섬 수도인 미틸리니시(市) 당국은 시 교외에 임시 묘지를 마련해 이들을 매장했다. 들판에 마련된 묘지에는 이름과 사망 일자, 매장 일자 등이 적힌 표지판만이 꽂혀있다.

레스보스 섬의 경우 무슬림 주민이 전혀 없어 30세의 이집트 출신 유학생이 임시로 이슬람 성직자 역할을 맡아 장례를 주관하고 있다. 이 유학생은 장례에 앞서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리스는 인접 터키와 지난 1923년 주민 교환 협정에 따라 자국 섬 내 무슬림 주민들을 터키로 보내는 대신 터키 거주 자국민들을 받아들였다. 물론 본토의 일부 예외 지역도 있다. 레스보스 섬에는 현재 무슬림 주민이 전혀 없어 무슬림 난민 사망자들의 장례를 치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난민 사망자들의 수습은 주로 현지 그리스 정교 교회와 시 당국이 맡고 있으나 장례 절차만큼은 서로 다른 종교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익사한 난민들이 이국 섬의 들판에 외롭게 묻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들도 제시되고 있다.

이들의 매장 실태를 조사한 영국 관계전문가들은 더욱 철저한 희생자들의 신원 확인과 함께 친지들에게 통보해 이들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게 하고, 경우에 따라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는 약 30만 명의 무슬림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나 마찬가지로 무슬림 전용 묘지가 없다. 무슬림 주민이 사망하면 무슬림 주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터키 인접 트라키아 지역으로 보내져야 한다. 그러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무슬림 난민 영향인지 최근 여기에 변화가 생겼다.

그리스 정교 당국이 지난 7일 아테네 근교에 2ha 규모의 무슬림 전용 묘지 조성을 허용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역사적 사건으로 지적하면서 그리스가 1923년 이래 취해온 기독교와 이슬람 분리정책이 이제는 비현실적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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