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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유언 지키려 사막을 숲으로 바꾼 여인

아들의 유언 지키려 사막을 숲으로 바꾼 여인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4-21 19:09
업데이트 2016-04-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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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평소 소원 들어주려고 네이멍구 사막에 200만 그루 심어

 중국의 한 여성이 세상을 떠난 아들을 위해 몽골 사막을 숲으로 바꾸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21일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상하이 출신 이제팡(易解放·67)씨는 자신이 제안한 공익활동 ‘억만 사람, 억만 나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처분해가며 네이멍구(內蒙古) 사막에 2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현재 그는 다시금 아라산(阿拉善) 사막에도 1만 3000그루의 나무숲을 조성하고 있다.

 2000년 5월 이씨의 아들인 양루이저(楊睿哲)가 일본 유학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 이후 이씨 부부는 2년 넘게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사막에 가서 나무를 심고 싶다”던 아들의 말을 떠올린 그녀는 새로운 삶의 목표를 갖게 됐다.

 2003년 이씨와 남편은 부동산을 매각한 돈을 포함한 전 재산과 아들 사고로 받게 된 보험금과 보상금을 모두 모아 ‘녹색 생명’이라는 공익 단체를 설립했다. 네이멍구 쿠룬치(庫倫旗) 커얼친(科爾沁) 사막에 10년에 걸쳐 1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씨는 “많은 사람들이 ‘아들도 없는데 노후를 위해 돈을 남겨둬야 한다’며 우리를 말렸다”면서 “우리가 죽을 때 한 푼도 못 가지고 가지만 하지만 그래도 이 돈이 나무가 된다면 이 세상에 영원히 남아있을 수 있게 된다”고 담담히 전했다.

2007년 쿠룬치 시민들은 이씨의 아들 양루이저를 위해 기념비를 세웠다. 이씨 부부는 기념비에 ‘살아서는 우뚝 선 채 모래바람을 막아주고, 죽어서는 스스로를 불태워 다른 사람들을 밝게 비춰 준다’라는 구절을 새겨 넣었다.

 이씨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은 해마다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한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이 네이멍구의 건조한 사막을 직접 보고 모래 바람에 얼굴을 스쳐 아픔을 직접 느껴야만 숲이 왜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서 “이것은 TV나 인터넷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한 그루의 나무는 4m²의 사막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나무를 처음 심을 때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위로받기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네이멍구의 미래를 위해서 일한다”고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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