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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노동운동 산증인들의 회고

70년대 노동운동 산증인들의 회고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6-04-15 17:24
업데이트 2016-04-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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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내게 말한 것들/황선금 지음/실천문학/360쪽/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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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풍노조는 동일방직 노조, YH 노조 등과 함께 1970년대 우리 노동운동 역사를 상징하는 노조 중 하나다.

1963년 출범 이후 지난한 어용노조 정상화 투쟁을 거쳐 1972년 민주노조의 꿈을 이뤘으나 1982년 9·27 사태를 겪으며 강제 해체됐다. 노조 사무실은 폐쇄되고 지부장은 자루에 담겨 쓰레기장에 내버려졌으며 조합원들은 빨갱이로 몰려 쫓겨났다. 연행 200여명, 입원 80여명, 구류 28명, 구속 8명, 해고는 559명에 달했다. 역사는 뒤늦게 원풍노조의 활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했다.

이 책은 34년 전 원풍노조에서 활동했던 7명의 삶을 풀어놓고 있다.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가 공장에서 일하고, 노조 활동을 하고, 부당 해고를 당하고,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각자 위치에서 삶을 견뎌 내며 지금은 시립병원 요양보호사, 애견 미용사, 건강관리사, 문방구 주인, 음식점 사장 등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입을 모아 원풍노조 시절을 그리워한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사람으로 존중받았던 시절이라는 것이다. 케케묵은 옛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한 것은 오늘날 절차적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이 있기까지 이들을 비롯한 노동자들이 제도에 의해 희생당하며 기여한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노조 출신으로, 7명의 구술을 정리한 저자는 “평범한 개인이 환경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고 시대 흐름에 어떻게 삶이 굴절돼 가는지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6-04-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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