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금기에 맞선 도전자들
4·13총선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선 후보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여당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11일 아침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표시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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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는 17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앞섰다. 19대 총선에서 이한구 의원에게 패했고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서 권영진 현 시장에게 패했던 그가 ‘삼수’ 끝에 여권 잠룡인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단박에 야권 대선 후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대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4년 7·30재·보궐선거 당시 여당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던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후보가 지난 5일 순천 북부시장에서 유권자와 포옹하고 있다.
순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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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지난 10일 전주시 완산구 지리산빌딩 앞 사거리에서 전주의 새벽을 깨운다는 의미에서 “꼬끼오”라고 목청껏 외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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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유승민(동을), 류성걸(동갑), 권은희(북갑) 의원은 또 다른 ‘금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 기반인 대구 민심이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각을 세운 이들에게 마음을 내줄지가 관건이다. 15대 총선 당시 대구에 ‘자민련·무소속 돌풍’이 불었지만 ‘PK(부산·경남) 정권의 TK(대구·경북) 소외’로 인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는 다르다. 새누리당이 동을에 후보를 내지 못해 유 의원은 당선을 예약했지만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는 류·권 의원의 생환에 관심이 쏠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6-04-12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