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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탈북여성들 호적없이 불안한 삶…한국행이 최종목표”

“중국내 탈북여성들 호적없이 불안한 삶…한국행이 최종목표”

입력 2016-04-11 14:26
업데이트 2016-04-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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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송환 피하려 장애인과도 결혼…최종 목표는 한국행

중국내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탈출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힘겨운 삶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입국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정식 북한 여권을 갖고 중국에 체류해왔다는 점에서 여권 없이 항상 강제송환의 위험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탈북자와는 처지가 다르다.

특히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 여성은 북중 접경을 건너 중국 둥베이(東北) 지방에 머물다 대륙을 종단해 동남아의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뜻을 이루는 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말한다.

최근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탈북여성들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중국 농촌에서 결혼 연령을 넘긴 남자·이혼남, 심지어 맹인 등 장애인과 결혼 생활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탈북여성은 중국의 접경지역에서 생활하다가 중국어는 물론 생활환경에 익숙해지면 어떻게 해서든지 동남아 국가로 가서 한국에 입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린(吉林)성 연변(延邊)자치주 소재 한 마을의 촌장은 “1997년 이래 약 20년간 북한 여성 10명이 마을로 시집왔지만 1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모두 떠나고 없다”며 그 실태를 전했다.

그 가운데 7명이 한국행을 선택했고 1명은 행방불명, 1명은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촌장은 전했다.

그러나 이들 탈북여성은 중국 후커우(호적)를 가질 수 없어 늘 북한으로의 강제송환 위험에 시달린다.

신경보에 등장하는 한 탈북여성은 변경 지역 경계가 강화됐다는 소문이 들리면 가족이 철야로 불침번을 선다고 상황을 전했다. 중국 변경의 무장 공안(경찰)이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에 문밖에서 수상한 소리만 들려도 탈북 여성을 숨긴다.

하루하루가 불안 그 자체의 삶이다.

또 다른 탈북여성은 중국 남자와 결혼해 살다가 가족의 동의로 윈난(雲南)성을 통해 태국으로 밀입국한 뒤 한국에 가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가족이 주변 친지로부터 돈을 빌려 2만 위안(약 350만원)을 밀입국 브로커에 지불해야 했다.

이 여성은 지금 한국에서 가족의 입국 절차를 밟고 있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마을의 촌장은 탈북여성이 대부분 조용하고 일을 잘해 마을에서 분란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차례 한 탈북여성이 북한 말로 몇 마디를 했다가 다른 탈북여성한테서 뺨을 맞는 일이 발생했다고 그는 전했다.

뺨을 맞은 여성이 북한 지도자에 대해 욕설을 했고, 다른 탈북여성이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나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다퉜다는 것이다.

일부 변경지역에서는 탈북여성이 성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탈북 여성이 중국인 또는 조선족 등 전문중개인들에 의해 인신매매를 당하고 있으나 이들은 강제송환의 두려움으로 저항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997년 탈북해 중국을 거쳐 현재 한국에 사는 이현서씨는 지난달 저서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 출판홍보차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는 탈북민이 붙잡히지 않고 안전하게 중국을 거쳐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 씨는 탈북후 1990년대 중국 당국에 붙잡히기도 했고, 11년간 송환 압박에 시달리며 당국의 눈을 피해 살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중국 내 탈북자들이 어디로부터도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피폐한 삶을 살고 있다면서 탈북자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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