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아내 ‘꽃뱀’ 만든 비정한 남편

지적장애 아내 ‘꽃뱀’ 만든 비정한 남편

입력 2016-04-07 08:26
수정 2016-04-0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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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가 있는 아내를 시켜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하게 하고 이 남성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20대 남편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오영심)는 아내가 성폭행당했다는 거짓말을 지어내 경찰에 신고한 혐의(무고 등)로 A(26)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공범인 A씨의 아내 B(25)씨는 지능지수(IQ)가 45 정도인 지적장애 2급이었다. 아내처럼 역시 지적장애가 있지만, 판단능력 등 지적 수준이 좀 더 나은 A씨는 아내가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조작해 합의금을 뜯어 돈을 벌기로 계획했다. 이들 부부는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해오던 터였다.

B씨는 A씨가 시키는 대로 지난해 7월 11일 새벽 4시께 동대문의 번화가를 배회하다 “함께 술을 마시자”며 접근한 남성을 꾀어 모텔로 들어갔다.

만취한 남성이 곧바로 잠들자 B씨는 그의 돈과 휴대전화를 훔쳤다. 이어 남성의 휴대전화로 자신의 은밀한 신체 부위를 찍어 이 사진과 ‘네 마누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A씨 친구에게 보냈다.

B씨는 다음날 A씨와 함께 “성폭행을 당했고, 음란사진으로 협박까지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꾸며낸 신고임이 들통났고, B씨는 지난해 12월 무고와 절도, 증거위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B씨는 범행을 인정하면서 “남편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A씨는 제대로 수사를 받지 않아 결국 B씨만 올해 2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B씨의 재판 결과가 알려지자 ‘수사당국이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남편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검찰은 A씨를 뒤늦게 찾아내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서 사라져 행방을 찾느라 수사가 늦어졌다”며 “B씨에 대한 구형량은 아마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부부가 함께 기소돼 재판이 진행됐으면 A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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