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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신화 이끈 서정진의 뚝심… 삼성도 성공 방정식 벤치마킹

벤처신화 이끈 서정진의 뚝심… 삼성도 성공 방정식 벤치마킹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6-04-06 22:46
업데이트 2016-04-0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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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5조’ 글로벌 제약사 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대우맨 출신… IMF때 회사 나와
동료와 셀트리온 전신 ‘넥솔’ 설립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제품 램시마가 6일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바이오 부문을 선도하게 됐다.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은 그동안 셀트리온을 둘러싼 ‘거품 의혹’을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미국은 전체 규모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노바티스 그룹의 산도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뿐이다. 작시오는 지난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내 최초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작시오에 이어 두 번째로 FDA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2세대 바이오시밀러로 평가받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1세대인 작시오보다 구조가 복잡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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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서 단기간의 매출 성과뿐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그룹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인 ‘플릭사비’가 유럽의약국(EM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플릭사비는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몰락한 대기업 샐러리맨 출신에서 벤처 창업가로 변신한 서정진 회장이 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서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전기, 1985년 한국생산성본부를 거쳤다. 그는 한국생산성본부 재직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연이 닿아 34세의 나이로 대우자동차의 기획재무 임원으로 발탁됐으나 외환위기 때 회사를 나왔다.

이후 2000년 ‘바이오산업이 뜬다’는 말만 듣고 대우 출신 동료 10여명과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설립했다. 이어 2002년 셀트리온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5년 6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생산대행(CMO)하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라는 생소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속적인 외풍에 시달렸다. 회사의 시장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돼 있다는 시각 때문에 지난달까지 악성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기도 했으며 서 회장은 2014년 주가 조작 세력의 주범으로 몰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숙원이었던 이번 미국 진출 성공으로 이 같은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삼성그룹이 셀트리온의 성공 방정식을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라면서 “램시마의 미국 진출은 서 회장 특유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 회장은 현상을 요약하고 핵심을 짚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 180㎝에 100㎏의 거구인 그는 의사 결정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매출 6034억원, 영업이익 2588억원을 기록한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자산 5조원 규모의 ‘대기업집단’에 편입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4-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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