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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흉기’ 난폭·보복운전 10명 중 6명이 전과자

‘도로의 흉기’ 난폭·보복운전 10명 중 6명이 전과자

입력 2016-04-05 13:24
업데이트 2016-04-0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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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46일간 집중단속…803명 입건, 3명 구속전과 7범 이상도 10명 중 1명꼴

지난달 14일 광주에서 차량을 몰고 가던 서모(38)씨는 고속버스가 자신의 차량을 밀어붙이는 것 같아 화가 치밀었다. 그는 왕복 4차선인 좁은 도로에서 경적을 울리며 버스를 뒤쫓았다.

버스 앞에서 갑자기 속도를 급격히 줄이더니 급기야 버스를 한쪽으로 몰아붙였다. 전형적인 보복운전이었다. 박씨의 차량을 피하려던 버스는 반대편 차로에 있던 차량과 충돌해 멈춰 섰다. 박씨는 멈춘 버스에 올라타 운전사를 마구 때렸다.

경찰청은 올 2월15일부터 3월31일까지 46일간 이같은 난폭·보복운전을 집중 단속해 803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 중 약 60%가 전과자로, 범죄 전력과 운전행위 간 뚜렷한 관련성이 발견됐다.

경찰은 인터넷 국민신문고, 스마트폰 국민제보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경로로 3천844건의 난폭·보복운전 신고를 받아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적발된 이들 가운데 난폭운전자는 301명(구속 1명), 보복운전자는 502명(구속 2명)이다.

난폭운전자들의 법규 위반 유형은 차선을 마구 변경하는 등 진로변경 방법 위반이 125명(42.8%), 중앙선 침범 59명(20.2%), 신호위반 39명(13.3%) 등 순이었다.

범행 동기로는 개인적 용무가 급했다는 이유가 123명(42.1%)으로 가장 많았다. 평소 운전 습관 때문이라는 대답이 29명(10%)으로 뒤를 이었다.

보복운전의 경우 다른 차량 앞에서 갑자기 제동하거나 속도를 줄인 경우가 209명(41.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차량 뒤에 바짝 붙는 ‘밀어붙이기’가 97명(19.2%), 폭행이나 욕설이 85명(17.0%) 등으로 나타났다.

보복운전 원인으로는 다른 차량의 급격한 진로 변경에 화가 난 경우(163명, 32.4%)와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켰다는 이유(114명, 22.6%)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밖에 끼어들기나 서행운전에 대한 불만이 각각 90명(18%), 82명(16.4%)으로 집계됐다.

난폭·보복운전자 가운데는 과거에도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가 많았다.

입건된 803명 중 한 차례라도 전과가 있는 사람은 난폭운전 176명(58.4%), 보복운전 298명(59.3%)으로 범죄 전력자가 10명 중 6명꼴이었다.

난폭운전자 중 전과 3범 이상은 94명(31.2%), 7범 이상은 34명(11%)이었고, 보복운전자는 전과 3회 이상이 162명(32.3%), 7회 이상은 51명(10.1%)이었다.

가해 운전자 직업은 난폭운전과 보복운전 모두 회사원과 운수업이 절반가량 차지했고, 가해 차량 종류는 승용차가 70% 선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 단속기간 이후에도 단속 기조를 유지하고, 난폭운전자에 대한 도로교통공단 의무교육을 보복운전자에게 확대 시행하는 내용을 뼈대로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형사 입건 여부와 상관없이 교통 관련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운전자에게 자가진단 질문지도 작성하게 해 난폭·보복운전 성향을 측정하고, 위험도가 높은 운전자는 전문 기관에 심리상담을 안내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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