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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운동화 바람/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운동화 바람/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6-02-29 23:52
업데이트 2016-03-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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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가느라 정장에 운동화 차림인지도 몰랐다. 평소 운동화를 신고 다니다 보니 생긴 일이다. 혹여나 ‘패션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을까 싶어 웃으며 운동화 신고식부터 했다. 마침 이날 모임의 호스트인 고위 공직자가 센스 있게 말했다. “요즘 정장에 운동화 신는 게 유행이라고 우기셔도 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정치권에도 때아닌 운동화 바람이 불었다. 테러방지법 제정에 반대해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야당 의원들을 보면 하나같이 정장에 죄다 운동화를 신었다. 등산화를 신은 이도 있다.

2003년 4월 재보선에서 당선된 유시민 전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면서 하얀 ‘빽바지’를 입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가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번에 국회 본회의장에 운동화를 신고 들어왔다고 의원들에게 시비 거는 이들은 없다. 딱딱한 구두를 신고서는 오랜 시간 열변을 토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 이해하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내심 “평소 저렇게 운동화 신고 열심히 나랏일을 돌봤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어디 나만의 생각일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6-03-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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