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림같은 1등 사진, 알고보니 합성…‘네티즌 수사’에 딱걸려

그림같은 1등 사진, 알고보니 합성…‘네티즌 수사’에 딱걸려

입력 2016-02-01 19:33
업데이트 2016-02-01 19:3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고층빌딩 외벽에 하늘을 향해 촘촘히 박혀 있는 철제 사다리와 보호대, 줄지어선 사다리와 보호대가 만든 아치형의 터널 정중앙에 마치 정지한 것처럼 떠있는 비행기.

사진 꽤나 찍는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그러나 사진가에게 쉽사리 기회를 내어주지 않는 행운의 ‘순간 포착’ 사진이다.

그런데 최근 카메라 제조업체 니콘이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아마추어 사진가 대상 흑백사진 콘테스트에 이런 완벽한 작품이 출품됐다.

물론 이 사진은 말할 것도 없이 우승작으로 선정됐다.

이 사진을 우승작으로 선정한 니콘은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출품자인 유웨이가 이 사진을 찍게 된 배경을 공개했다.

“유웨이는 친구와 차이나타운에 출사를 갔다가 사다리를 발견했고, 사다리 위를 올려다보는 앵글이 흥미로운 장면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다리가 만들어낸 아치형 터널 모형 안에서 비행기를 포착하게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우리도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축하한다”는 메시지였다. 물론 니콘은 유웨이가 자사의 D90 카메라를 사용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수상작이 발표되자마자 유웨이와 니콘은 거센 역풍에 휘말렸다.

유웨이가 찍고, 니콘이 우승작으로 선정한 이 사진이 합성 사진이라는 사실이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실제로 이 사진을 확대하면 비행기 주변에 네모난 흰색 상자가 나타난다. 비행기 사진을 다른 사진에서 떼어다 붙였다는 증거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많은 IGer(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사진 합성을 하는 만큼 사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이 장면을 찍기 위해 기다렸다고 거짓말한 당신이 잘못됐다. 세상엔 바보가 아닌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유웨이는 작년에도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 그는 정말 억세게 운이 좋거나 저공비행하는 비행기를 찍는 기술이 좋은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니콘도 우승작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우승작 선정을 취소하지도 않았고 “격식을 따지지 않는 대회에서도 기준을 타협해서는 안됐었다”는 말로 어물쩍 관리부실을 넘어가려다 더 거센 비판을 받는다.

대런 림이라는 이용자는 “고도의 사진 장비 제조업체가 사진의 진실성을 이렇게 가볍게 여기다니 화가난다”며 “진짜 잘못을 했다고 생각된다면 잘못을 바로잡아야지 격식을 따지지 않는 대회라고 정당화해서는 안된다”고 꾸짖었다.

상황이 악화하자 니콘은 결국 우승작 선정을 취소하고, 유웨이도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삭제한 뒤 사과했다고 현지 언론이 1일 전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