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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알현할 때는 무슨 옷 입을까…“흰색 허락된 여성은 7명뿐”

교황 알현할 때는 무슨 옷 입을까…“흰색 허락된 여성은 7명뿐”

입력 2016-01-31 10:48
업데이트 2016-01-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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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검은 정장·여성은 검정 또는 수수한 색 옷에 머릿수건 걸쳐야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은 비단 신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종교 지도자이면서 정신적 가치를 일깨우는 인도자이자 정치인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외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교를 초월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어 그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최근 예외적으로 교황이 아니라 그와 만나는 사람의 옷차림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다.

외신들은 지난 18일 알베르 2세(58) 모나코 대공 부부의 바티칸 방문에 즈음해 샬린(38) 대공부인이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흰색 옷을 입을 것이냐를 두고 여러 전망을 내놓았다.

대공부인의 옷차림이 관심의 초점이 된 것은 교황을 알현할 때 갖춰야 할 옷차림에도 정해진 의례가 있기 때문이다.

‘바티칸 인사이더’를 비롯한 바티칸 전문 매체에 따르면 교황을 바티칸에서 개인 알현하거나 시성·시복식 등 교황이 주재하는 특별한 가톨릭 행사에 참가할 경우 여성은 원칙적으로 검은색 긴소매 옷에 같은 색 머릿수건을 써야 한다.

다만 최근에는 이런 법도가 완화돼 꼭 검은색이 아니라 수수한 색에 노출이 심하지 않은 단정한 예복도 허용된다. 머릿수건 역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황이 통상적으로 입는 흰색 수단(Soutane·사제복)과 같은 흰색의 옷을 입을 수 있는 여성들이 있다. 현재 전 세계에 오로지 7명 뿐이다.

‘흰색의 특권’으로 불리는 이 예외는 유럽 일부 가톨릭 왕가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여성, 즉 여왕과 왕비에게만 허락돼왔다.

전통적인 가톨릭 왕정 국가 중 왕과 그 배우자가 모두 가톨릭 신자인 경우, 그 가운데에도 소위 ‘최고의 가톨릭 군주’(Rex Catholicissimus)로 일컬어지는 신실한 왕가에 교황이 내려준 특권이다.

대통령 등 왕정이 아닌 국가의 수장이나 개신교 왕가의 가톨릭교도 여왕·왕비는 이 특권을 부여받을 수 없다.

현재 ‘흰색의 특권’을 보유한 왕가는 스페인과 벨기에, 룩셈부르크, 과거 왕정 시절 이탈리아(사보이), 모나코 등 5곳이다.

전임 국왕의 자진 퇴임으로 아들이 왕위를 물려받은 스페인과 벨기에는 전·현직 왕비 모두 이 특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소피아 왕비와 레티시아 왕비, 룩셈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사 대공부인, 벨기에의 파올라 왕비와 마틸데 왕비, 이탈리아 마지막 국왕의 아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사보이 왕자의 아내인 마리나 부인, 샬린 모나코 대공부인 등 모두 7명이 교황 앞에서 흰색 옷을 입을 수 있다.

사실 모나코 왕가는 최근까지 ‘최고 가톨릭 군주’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2013년 알베르 2세 부부가 베네딕토 16세 당시 교황을 알현했을 때 샬린 대공부인이 흰색 옷을 입고 나타나자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바티칸이 샬린 대공부인에게도 ‘흰색의 특권’이 있다고 확인하면서 모나코 왕가도 ‘신실한 가톨릭 군주’ 대열에 포함됐다.

원래 개신교도였다가 2011년 결혼 후 가톨릭으로 개종한 샬린 대공부인은 지난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할 때도 흰색 코트와 드레스, 가죽 장갑 차림에 흰 레이스로 된 머릿수건을 쓰고 임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로 교황 앞에 나설 때 지켜야 하는 옷차림이 있다.

엄밀하게는 제비꼬리처럼 뒤가 늘어진 검정 연미복을 입어야 하지만 일반적인 검은색 양복 정장 등의 예복도 두루 허용되고 있다.

지난 26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흰색 터번과 검정 가운으로 된 이란식 예복을 입었고, 28일 교황을 개인 알현한 할리우드 유명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검은 정장에 같은 색 넥타이를 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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