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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窓] 바이오헬스산업부를 만들자/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바이오헬스산업부를 만들자/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입력 2016-01-22 17:36
업데이트 2016-01-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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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바이오헬스 산업’이라고 하면 전통적인 제약산업, 바이오의약품이 주축인 새로운 의약품 산업, 기존의 의료산업,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신개념의 치료 및 재생의학,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의료관광 등을 포괄하는 산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산업의 일부분인 의약품 시장만 1조 달러(1200조원) 정도다. 그런데도 차지하는 비중이 채 10%도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체 산업 규모가 얼마나 큰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산업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사실과 증가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거라는 점이다. 이런 분석과 전망은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관련 의료기술의 발전, 국경을 초월한 의료관광, 글로벌 수준에서의 중산층 증가 등에서 기인한다. 더욱이 잠재력이 큰 줄기세포나 재생의학, 유전자 치료 등에서는 아직 주목할 만한 제품도 없는 실정이니 더욱 그렇다.

시장이 크다고 해서 누구나 시장 참여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특히 선진국과 비선진국 사이에 상당한 비대칭 경향을 보이는데, 그것은 생명과 직결된 특성 때문이다. 가령 의류나 범용 가전제품인 경우는 노동임금이 싼 비선진국에서 생산돼 얼마든지 선진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지만, 주사제와 같은 완제 의약품이나 고난도의 외과적 수술 등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 산업은 글로벌 수준에서 국가의 위상, 관련 분야의 총체적 실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불과 10년 전에는 이 산업에서 시장 참여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미약품이 보여 준 것처럼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신약을 개발하는 사례도 나오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를 필두로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표준도 그려 가고 있다. 의료 서비스의 질적 면에서는 이미 선진국 수준 못지않고, 문화 한류 바람을 타고 의료관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제 해볼 만한 위치에 선 것이다.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주목할 것은 이 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2차 제조업과 3차 서비스업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규모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과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은 더없이 매력적이다. 더구나 이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자면 두터운 고급 인력층이 필요한데 우리에게는 이런 인재도 충분하다. 앞으로 20년 정도면 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의 규모가 세계시장의 절반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아시아권에서는 우리가 단연 선두다. 그러므로 바이오헬스 산업은 우리가 맞이한 기회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살리자면 무엇보다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당연히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의 정부 조직으로 보자면 ‘보건복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겠지만, 보건복지부로는 어림도 없다. 어울리지 않게 보건과 복지가 같이 있으면서 복지의 비중이 너무 크고, 보건에서는 산업부문과 규제부문이 한 부처 내에 공존하고 있어 실효를 거둘 수 없음이다. 그런 점에서 ‘바이오헬스산업부’ 신설도 검토해 볼 만하다. ‘석유장관’, ‘커피장관’도 있는 판에 우리가 필요한 걸 못 만들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제는 시간 게임이다.

기회는 늘 있지만, 그 기회를 잡아 성공에 이르는 것은 아무나 못 한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회가 바로 눈앞에 와 있다. 정부의 대응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2016-01-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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