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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닌 오일머니 주도… 英도 이달 1조 이탈

美 아닌 오일머니 주도… 英도 이달 1조 이탈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01-20 23:54
업데이트 2016-01-2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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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코리아’ 2008년과 다른 점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팔자세’가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가 높다. 33일 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팔자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셀(Sell) 코리아’에 나선 국가와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단 “지나친 비관만큼 낙관도 금물”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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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부터 시작된 외국인 팔자세는 33거래일(지난 6일 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제외) 연속인 20일까지 이어져 2008년 6월 9일~7월 23일 기록한 역대 최장 기간과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2008년 8조 9800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이번에는 5조 7900억원으로 3조원 이상 물량이 적다.

코스피 변동폭도 2008년에 비해 크지 않다. 2008년 6월 9일 1808.96을 기록한 코스피는 7월 23일 1717.79까지 떨어져 12%나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1845.45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2일(2009.29)에 비해 8.2% 하락한 수준이다.

셀 코리아에 나선 국가도 2008년과 다르다. 금융감독원의 ‘월별 외국인 투자자 증권매매 동향’을 보면 2008년 6~7월에는 미국이 3조 9400억원어치를 팔아 셀 코리아를 이끌었고, 영국(3조 5400억원)과 룩셈부르크(1조 2800억원) 등 유럽계 자금도 대거 이탈했다.

지금의 셀 코리아는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오일머니 투자자금 회수가 주원인이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7730억원)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을 거둬들였다. 단 사우디가 국내 증시 외국인 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3%에 불과해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비중이 40.16%에 달하는 미국은 오히려 207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이탈 움직임이 없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만약 미국계 자금이 움직이면 셀 코리아 강도는 훨씬 세지고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이 떠나지 않는 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순매도국이 변화한 것은 불안요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달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이탈한 국가는 영국으로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로화를 싸게 빌려 고수익 시장에 투자하는 유로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최근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한 국내 시장에 매력을 잃고 이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영국 외에도 중국과 싱가포르가 이달 각각 3000억원과 1000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걸 감안하면 외국인 팔자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은 국내 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1-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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