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빨간불’에 더민주-千 통합논의 조짐에 ‘초비상’“先창당-後연대는 원칙 아닌 방침”…연대요구 수용 주장도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가칭)은 그동안 창당 및 야권 연대 문제와 관련해 표방해온 ‘선(先) 독자세력화-후(後) 연대 입장’을 변경할지 여부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천정배 의원측 국민회의(가칭)와의 연대 논의를 재개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사퇴 선언 이후 더민주가 안정화되면서 의원들의 탈당 흐름이 주춤해져 교섭단체 구성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여기에다가 더민주와 천 의원측 국민회의가 통합논의를 공식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국민의당은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천정배 의원이 합류하면 쉽게 될 수 있지만 천 의원을 잡지 못하면 정말 큰일 난다”며 “혁신하자면서 천 의원과도 같이 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문 대표가 천 의원측에게 공식적으로 야권 통합 논의를 제안하면서 천 의원이 더민주와 손을 잡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선 독자세력화-후 연대’ 입장을 조정, 연대 시점을 창당 전으로 당기는 방안을 비중있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천 의원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우리로서는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선 독자세력화-후 연대’ 입장은 원칙이 아니고 일종의 방침 같은 것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천 의원이 야권 연대를 위해 제안하는 혁신 조건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가 사퇴 및 전권 이양 방침을 밝히면서 천 의원측에 한발 먼저 다가간 만큼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 의원은 ▲가치와 비전 중심 연대 ▲반패권 연대 ▲승리와 희망의 연대를 야권 연대의 3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오는 21일로 예고했던 야권연대 관련 기자회견을 취소한 채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천 의원이 합류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 의원이 이 같은 입장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는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안 의원측 조언 그룹에서도 천 의원과 적극적으로 연대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으나 안 의원은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측은 “현재로서 천 의원측의 연대 조건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을지 대답하기는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