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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수돗물 오염 사태, 백인동네라면 없었을 일”

“미시간 수돗물 오염 사태, 백인동네라면 없었을 일”

입력 2016-01-19 09:13
업데이트 2016-01-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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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인종차별 망령 대선 캠페인 이슈로 부각시켜”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들이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교외도시의 수돗물 납 오염 사태를 비난하며 흑인 표심을 두드리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은 17일(현지시간) 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TV 토론회에서 총기규제·건강보험·월가 개혁 등에 대해 격론을 벌였으나, 미시간 주 플린트 시의 수돗물 납 오염 사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며 공화당 소속 주지사를 비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토론회 말미에 진행자 레스터 홀트로부터 “오늘 언급되지 않은 주요 이슈가 있었다면 말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이 문제를 꺼내 들었다.

클린턴은 “만일 디트로이트 인근 부촌의 아이들이 오염된 수돗물을 마시고 그 물에 목욕했다면, 즉시 어떤 대책이 섰을 거다. 그러나 플린트 시는 주민 대다수가 흑인이고 빈민이기 때문에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전 장관은 경쟁 후보 샌더스 상원의원의 흑인 유권자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민주계 후보가 흑인 표 없이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며 “플린트 시 문제를 흑인 표 구애 카드로 사용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샌더스 의원에게 쫓기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인종차별 망령’을 대선 캠페인 이슈로 부각시켰다”고 평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릭 스나이더 미시간주지사(공화)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무책임하게 처리한 사람이 자리를 보존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며 스나이더 주지사 퇴진 요구 시위를 벌이고 있는 플린트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워싱턴 포스트는 “토론회에서 플린트 시 문제를 먼저 꺼낸 것은 클린턴 전 장관이지만, 샌더스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15일 정치권 인사 최초로 스나이더 주지사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디트로이트 북서부에 위치한 인구 10만 규모의 플린트 시는 흑인 인구가 60%, 극빈자 비율이 42%에 달하는 가난한 동네다.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의 성쇠를 따라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다가 1980년대부터 쇠락했다.

플린트 시는 디트로이트 시에서 상수원을 공급받다가 2014년 4월, 예산 절감을 위해 플린트 강으로 수원지를 바꾼 후 수돗물 납 오염 사태를 맞았다.

지역 주민들은 물의 맛과 냄새가 이상하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조사 결과 5세 이하 영·유아의 혈중 납 수치가 1년여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당국은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했고, 작년 7월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2달 이상 오염된 수돗물 사용을 중단시키지 않았다.

스나이더 주지사는 이달 초 비로소 플린트 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해 주민들에게 병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 플린트 시를 긴급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향후 90일간 연방 재난관리청(FEMA)이 식수와 정수용 필터, 카트리지 등을 무상 공급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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