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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목사 기념일 30돐…흑백갈등·무슬림차별속 ‘민권 후퇴’ 우려

킹목사 기념일 30돐…흑백갈등·무슬림차별속 ‘민권 후퇴’ 우려

입력 2016-01-19 02:30
업데이트 2016-01-1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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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였던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일을 지정한 지 30년을 맞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는 킹 목사를 추모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흑백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가, 대선 과정에서는 무슬림 차별 논란이 불붙으면서 킹 목사가 쟁취했던 ‘민권운동’이 빛을 바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민권운동가들은 이날 킹 목사의 고향인 조지아 주 애틀랜타와 워싱턴D.C.,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대도시에서 킹 목사를 추모하는 기념행사와 예배를 갖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애틀랜타에서는 킹 목사가 평소 설교했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예배가 열렸고 기념 퍼레이드도 진행됐다.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는 올해 기념행사의 주제를 ‘세계에 자유를 가져다준 킹 목사의 유업을 기억하고, 축하하고, 행동하라’라고 설명하고 “전 세계 사람이 원하는 것은 참정권의 자유, 그리고 번영과 공존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킹 목사를 추모하는 지역사회의 봉사 프로그램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D.C.에서 개최되는 킹 목사 추모행사에 참석해 헌화하고,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전국행동네트워크의 킹 목사 기념상 수여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뉴욕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컨벤션 센터에서 그래미상을 받은 복음성가 가수인 도린다 클라크-콜과 블루스 기타리스트인 가이 데이비스가 참석한 가운데 음악과 연극이 공연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민권운동가와 시민 2천여 명이 주도인 컬럼비아에서 행진을 한다. 이들 민권운동가는 수년 전부터 남북전쟁 때 노예제도를 지지한 남북연합정부의 깃발인 ‘남부기’의 퇴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대선 TV토론에 참석했던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마틴 오맬리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킹 목사 추모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소타의 주도인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인권단체가 미시시피강 다리를 향해 행진한다. 이 다리는 지난해 흑인들이 경관들에 의해 총격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 폴을 잇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해 11월 흑인청년 제임스 클라크가 경관들에 의해 피살된 이후 민권 운동가들이 관련 동영상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세인트 폴에서는 지난해 초 백인 경관에 의해 피살한 흑인 마커스 골든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는 킹 목사의 인권운동을 계기로 흑백 갈등을 중심으로 한 인종간의 대립이 겉으로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지만, 속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퍼거슨 사태에서 표면화됐듯이 흑인들이 백인 경관들에 의해 피살되는 일이 계속되면서도 해당 경관들이 불기소되거나 무죄 방면되는 경우가 이어지면서 흑백 간의 긴장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파리 테러사건과 샌버너디노 총기테러 이후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면서 미국의 사회적 갈등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에서 “국가가 누구의 입국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권리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킹 목사는 모든 개인의 존엄성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가장 필수적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는 대통령 후보들이 무슬림에 대한 편협함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1968년 4월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총격 살해된 킹 목사는 미국 역사의 대표적인 총기폭력 희생자이기도 하다. 킹 목사는 민권운동 초기에는 잠시 총기를 휴대한 적이 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없앴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6년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해 킹 목사를 추모하고 있다. 킹 목사의 실제 생일은 1월15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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