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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현장으로 간 유일호 “여기 와보니 뿌듯하네요”

수출현장으로 간 유일호 “여기 와보니 뿌듯하네요”

입력 2016-01-15 13:43
업데이트 2016-01-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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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박한우 사장 “어렵다 했지만 목표달성 못한 적 없어”

한파가 다소 풀린 15일 오전 경기 평택항 기아자동차 부두.

내수와 함께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의 하나인 수출이 이뤄지는 최전선이다.

작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부진’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수출 현장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예상외로 활기가 넘쳐 흘렀다.

부두에 정박한 초대형 자동차 운반선에는 기아차에서 만든 소형차들이 줄줄이 실리고 있었다.

평택항은 국내 무역항 중에서 최근 몇년 새 물동량 처리 성장세가 가장 빠른 항구로 꼽힌다.

2008년 5천만t이던 물동량은 2012년 두 배인 1억t을 돌파했고 2014년에는 1억1천700만t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던 평택항도 지난해 수출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기록적인 유가 하락과 세계 경기 둔화 탓에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보다 7.9% 감소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것은 1998년, 2001년, 2009년, 2012년과 지난해 등 불과 다섯 차례뿐이다.

이 영향으로 작년 한 해 동안의 평택항 물동량도 600만t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새해 들어 기아차 제품이 외국으로 나가는 관문인 평택항은 활력을 찾아가며 수출 교두보로서의 위상을 새삼 공고히 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기아차 자동차 판매대수의 83%는 해외수출분이었다.

6만4천평 규모인 평택항 기아차 부두에서는 연간 80만대의 물량이 처리된다.

이곳에서 자동차를 실은 전용 운반선은 미국, 유럽 등으로 향한다. 12층으로 구성된 선박의 각 층에는 400대씩, 전체로는 약 5천대까지 선적할 수 있다.

5천대가 실리는 데 하루 하고도 반나절이 더 걸린다.

선적을 마친 운반선이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 일부 지역과 미국 동안까지 가는 데 꼬박 35일, 미국 서안까지는 15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올해는 기어코 수출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이날 평택항을 찾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결연한 표정이었다.

노타이 차림에 갈색 점퍼를 입고 안전모까지 착용한 그의 모습은 학자 출신이라는 백그라운드에서 비롯된 ‘순둥이’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경제를 위협하는 다양한 위험 요인들과 싸우는 ‘파이터’로 변신해 가는 일단을 보여주는 듯했다.

유 부총리는 처음으로 찾은 수출 현장에서 애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활기가 감도는 모습에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해외시장으로 팔려나갈 차들이 쏜살같이 내달려 운반선에 실리는 것을 보고는 “사람이 일일이 다 운전해서 들어가는 것이냐. 5천대면 보통 일이 아닐 텐데…”라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또 수출물량이 미국 동안과 서안에 도착하는 시간이 20일이나 차이 난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래요?”라며 눈을 크게 떴다.

유 부총리는 운반선에 직접 올라 우리 상품을 해외로 실어나르느라 고생하는 수출 최전선의 역꾼들을 격려했다.

운반선 선장과 인사를 나누고 배에서 일하는 선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유 부총리는 배 안으로 들어가 자동차가 실려 고정되는 과정까지 주의 깊게 지켜봤다.

20분가량 현장을 둘러본 유 부총리는 “정말 대단하다”며 “여기만 보면 수출 걱정을 하나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을 정도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수출 여건은 올해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 경기 둔화 등 수출 환경을 나쁘게 하는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 현장에서는 모두가 어려움이 예상은 되지만 목표를 달성해 내겠다고 자신했다.

취임 이후 위기 돌파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전투적 냄새를 풍기는 말을 자주 하는 유 부총리도 이날 “글로벌 수출 ‘톱(Top)5’ 도약의 기틀을 만들어 내겠다”며 올해 세계수출 상위 5위 안에 들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1∼10월) 수출액 규모로 따진 세계 순위에서 한국(4천401억 달러)은 중국(1조8천565억 달러), 미국(1조2천646억 달러), 독일(1조1천190억 달러), 일본(5천241억 달러), 네덜란드(4천735억 달러)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올해에 이 순위를 한 계단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유 부총리를 안내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입사한 지 34년 됐지만 새해에 어렵지 않다고 한 때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목표 달성을 안 한 적도 없다”는 말로 화답하며 크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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