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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업무보고> 4% 수익 ‘전세금 펀드’ 탄생할까

<정부 업무보고> 4% 수익 ‘전세금 펀드’ 탄생할까

입력 2016-01-14 10:49
업데이트 2016-01-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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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보호 여부가 흥행 관건…연내 도입 목표

금융위원회가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내 도입하겠다고 보고한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전세에서 반전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생긴 목돈을 맡아 굴려주는 펀드다.

전세의 씨가 마르고 반전세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많은 가계가 관심을 기울일 만한 사안이다.

다만 소중한 국민의 주거 자금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원금 보호 장치가 얼마나 정교하게 갖춰지느냐에 흥행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금융위의 설명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한국증권금융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반전세 전환으로 임차인이 집 주인으로부터 돌려받은 돈을 위탁받아 투자풀(모펀드)을 조성하고 나서 다양한 성격의 하위 펀드에 자금을 나눠 분산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 방식으로 운영된다.

임차인들이 돌려받은 전세보증금의 원금 손실을 우려해 대부분 예금 등 안전 자산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수익성이 악화돼 실질적인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전체 임차 가구 가운데 월세나 보증부월세의 비중은 2008년 45%에 그쳤지만 2014년에는 55.0%까지 오른 상태다.

정부는 전세보증금 투자풀 자금을 국채, 우량 회사채 등 안전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가운데 뉴스테이 등 임대 사업과 도시·주택 기반 시설 조성 사업에도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현재 민간 연기금 투자풀과 우정사업본부의 연간 수익률이 3.5∼4%에 달하는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보수적인 운용 방식으로도 그에 준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는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금융위는 전세보증금 투자풀에 보증금을 맡긴 이가 자신이 맡긴 자금을 담보로 저리 대출을 받아 월세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각 가계가) 개별 운용하는 것보다 여기에 맡기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상품을) 만들 생각”이라며 “수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이 확정되는 전세보증금 투자풀의 성격상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여러 보호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최대한 원금을 보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자풀 운영 주체와 하위 펀드 운용자가 운용 규모의 일정 비율을 시딩 투자해 일정 수준까지 손실을 흡수하게 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공법인 등을 활용한 손실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 안전 자산 외 손실 우려가 있는 투자 자산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원금을 보전하는 보증보험 제도도 활용할 방침이다.

실질적인 원금 보호 장치가 마련되고 연 4% 이상의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제공된다면 투자풀에 수십조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와 ‘메가 펀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우리나라의 전세보증금이 3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전세가 반전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김 사무처장은 “투자풀에 (자금이) 충분히 모여야 운용 재량이 늘어난다”며 “1∼2조원 정도라면 (투자풀 조성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분적인 원금 보호 기능을 갖춰도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풀의 성격상 원금 손실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없어 전세보증금을 선뜻 맡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안정적 수익을 중요시하는 채권형 펀드도 세계 금융시장의 출렁임이나 개별 운용 능력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전세보증금이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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