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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위기에 빠졌나…근원적 이유 5가지

중국은 왜 위기에 빠졌나…근원적 이유 5가지

입력 2016-01-14 08:16
업데이트 2016-01-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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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두자릿수 고속 성장은 옛말이 됐다.

1970년 20%에 육박하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80년대 10%대 초반으로 낮아지다가 이제는 6% 중반대의 성장률도 의심받고 있다.

14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2014년 GDP 성장률은 7.3%로 연간 성장률로는 1990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성장률은 1999년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 2007년 14.20%를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성장률은 2010년 10.60%로 일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7%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작년 성장률 목표치는 약 7.0%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이보다 약간 낮은 6.8~6.9%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앞으로 5개년간 6.5% 정도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해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즉 중고속 성장에 적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내수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으며 해외 경기 부진과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도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도 “성장 동력이었던 인구구조가 변하면서 가용 노동인구가 줄고,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불균형이 생기면서 (중국에)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완만하게 둔화해 5% 중반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빠른 고령화…노동인구의 감소 촉발

중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성장률 둔화의 주요 요인이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노동가능인구)를 줄인다는 점에서 성장률 하락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국은 2000년에 노인 인구가 7%를 넘어서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50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인구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3억 6천800만 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노동가능인구는 2012년부터 저출산과 고령화로 3년 연속 빠르게 줄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중국의 만 16세~60세 노동가능인구는 9억 1천583만 명으로 전년보다 371만 명 감소했다.

노동가능인구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도 올해 1월부터 1970년대부터 거의 40년간 유지돼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전면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출산율 증대를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두 자녀 정책 시행으로 2050년까지 노동가능인구가 3천만 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정부 주도 투자·수출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

중국은 정부 주도하에 성장 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중국의 과거 두자릿수 성장률은 대내적으로는 인프라 건설 및 부동산 건설 투자와 대외적으로는 수출에 의해 달성될 수 있었다.

그러나 과잉 투자에 따른 부채 증가는 원자재와 부동산 산업의 부실로 이어졌고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 둔화와 맞물려 시장의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는 대외 경기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국유기업들의 과잉 생산은 정부 주도 경제의 비효율성을 그대로 노출했다.

결국, 중국 공산당은 제12차 5개년(2011~2015) 계획 및 전국인민대표회의 등에서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강화, 서비스업 발전 등을 성장 과제로 제시하며 정책을 방향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이는 소비를 증대시켜 내수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대외 의존도를 줄여 대외 경기 변동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 제조업 중심 의존…비용 상승으로 경쟁력 상실

고도 성장기에 대다수 국가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에 나선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의 성장은 투입비용이 상승하면 한계에 부닥친다.

중국이 수출로 고도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제조업 부문의 투입 비용이 낮아 대외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가 노동력과 생산성 등에 힘입어 저비용 공장으로 대변됐던 중국은 2014년 제조업 부문의 비용이 미국과 비슷해지면서 저가 공장의 자리를 다른 신흥국에 내줘야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 원가 기준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지수화한 결과, 중국은 96으로 미국의 100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당시 멕시코가 이미 중국보다 더 저렴한 제조업 생산국이었으며, 인도네시아, 인도, 멕시코, 태국 순으로 제조업 비용이 낮은 국가로 꼽혔다.

BCG는 2004년 이후 중국, 브라질, 체코, 폴란드, 러시아 등의 제조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며 이는 높은 임금 상승세와 생산성 둔화, 비우호적인 환율 변동성, 에너지 비용 급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제조업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올 초 전 세계 증시를 나락으로 떨어진 동인도 제조업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였다.

연초 발표된 중국 차이신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예상치인 48.9를 밑돌았다. 이는 10개월 연속 기준점인 ‘50’을 밑돈 것으로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 국면임을 시사한다.

◇ 고성장에 따른 부작용 노출…부채 증가·환경 오염

중국의 고성장은 부채 급증, 과잉생산, 환경오염 등 여러 문제를 양산했다.

이는 거꾸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투자 중심의 성장으로 빠르게 늘어난 부채는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중순 기준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18조 위안에 달해 2년 전보다 65% 늘어나 GDP 대비 30% 수준을 넘어섰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비금융 부문 기업부채도 작년 2분기에 163%를 기록해 신흥국 중 홍콩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중국의 GDP 대비 비금융기업 부문 부채는 2010년 124%에서 2014년 157%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전체 부채 규모도 GDP의 280%를 넘어섰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작년 중국의 성장 둔화를 예상하며 중국 금융계의 불량채권과 부실투자, 공공기업과 사기업이 안고 있는 높은 부채 등을 경제 성장률 하락의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환경 문제나 지역 간 불균형, 소득불균형 등도 고속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지만, 동시에 중국의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대외 여건의 변화

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둔화는 중국의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경제는 빠르게 리세션(경기 침체)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후 6여 년간 경기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뚜렷한 반등은 제한되고 있다.

미국만이 나 홀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여전히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경제는 어느 때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러한 전 세계적인 저성장은 중국의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핌코는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저성장 국면을 새로운 표준인 ‘뉴노멀’이라고 이름 붙였다.

뉴노멀은 극심한 저성장과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및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대변되는 시대다.

중국 역시 과거 고속 성장 대신 중고속 성장을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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