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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 “비거리 달려서 미국 포기? 골프 인생 전환점 필요했다”

신지애 “비거리 달려서 미국 포기? 골프 인생 전환점 필요했다”

입력 2016-01-13 11:03
업데이트 2016-01-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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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어 상금왕이 목표…“목표 이루면 미국 투어 자주 하겠다”

“비거리가 달려서 미국 투어를 포기했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 골프 인생에서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일본 투어로 방향을 틀었을 뿐이다”

신지애 연합뉴스
신지애
연합뉴스
신지애(28)는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 3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한국인 첫 상금왕과 세계랭킹 1위라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이런 신지애가 2014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LPGA투어 카드를 반납하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진출을 선언하자 LPGA투어를 포기한 배경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나돌았다.

비거리가 짧아 LPGA 투어에서 더는 살아남기 어려워서 내린 결정이라는 소문이 가장 그렇듯 하게 퍼졌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 국내에서 체력훈련을 하는 신지애는 1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런 설을 일축했다.

“LPGA투어에 뛸 때 전장이 긴 코스에서 우승이 더 많았다”면서 ‘터무니없는 가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갑작스러운 LPGA투어 포기는 ‘골프 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했다.

“상금왕에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자 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다”는 신지애는 “미국에서는 숨을 쉬기조차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작은 실수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했다. 대회에서 우승이 아니면 ‘부진했다’는 꼬리표도 부담스러웠다. 10등 안에만 들면 ‘괜찮다’고 자위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신지애는 “심신이 지쳐 있었다”고 회고했다.

일본 투어로 눈길을 돌린 것은 익숙함 때문이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뛰면서도 한 시즌에 서너 차례 넘게 일본 대회에 출전했기에 코스뿐 아니라 분위기와 선수를 잘 알았다고 전했다.

신지애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그때 가장 절실했던 건 성적을 떠나서 내 골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일본으로 방향을 튼 결정에 대해 “아주 잘한 일”이라면서 “지금은 아주 행복하다”고 했다.

일본 투어에서 가장 좋은 게 뭐냐는 질문에는 “직장인으로 치면 퇴근이 있고 저녁이 있는 삶”이라고 답했다.

땅거미가 질 무렵에 마치는 미국 대회와 달리 대개 오후 4시면 끝난다. 3라운드 대회가 많은데다 이동 거리가 짧아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화요일 정도는 집에서 온전히 쉴 수 있다.

“여유가 생기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많아져 주변에 사람이 생기더라”는 신지애는 “가족뿐 아니라 스태프, 후원자, 팬들과 소통을 훨씬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신지애는 “미국에서는 ‘너 자신을 위해 골프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일본에서 뛰면서 ‘나를 위한 골프’보다는 가족과 나를 돕는 많은 사람을 위한 골프가 더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가장 큰 변화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필드에서 긴 바지만 고집하던 신지애가 반바지를 입은 것도 일본 투어에 뛰면서 나타난 변화다.

대회를 마치면 집 근처 와인바에서 와인 딱 두 잔을 마시며 호젓한 시간을 보내는 소소한 재미도 즐긴다.

취미로 뭔가를 배우는 여유마저 생겼다. 피아노를 배웠고 요즘은 디제잉도 배우러 다닌다.

요즘 얼굴이 훨씬 밝아지고 여유가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는 비결인 셈이다.

여유로와진 신지애는 일본 투어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신지애는 일본 진출 첫해에 4승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3승을 거뒀다. 첫해에는 상금랭킹 4위, 올해는 3위를 차지했다.

신지애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상금왕을 목표로 잡았었다. 한국, 미국, 일본 3대 투어에서 모두 상금왕을 차지하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골프 선수로서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했는데 일본에서도 상금왕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는 신지애는 “첫해와 작년에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으니 올해는 꼭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작년에 LPGA투어 대회와 국내 대회에 한번도 참가하지 않은 것도 상금왕 경쟁 때문이었다.

한국, 미국에서 상금왕을 해봤기에 그 맛을 잘 안다는 신지애는 “작년에는 (이)보미가 워낙 잘해서…”라면서도 “(이)보미, (안)선주와 상금왕 경쟁은 내게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고 승부 근성을 숨기지 못했다.

올해 상금왕에 오르기 위한 해법으로 ‘체력 훈련 먼저, 기술 훈련 나중’을 선택했다. 종전에는 태국에서 실전 라운드와 기술 훈련, 그리고 체력 훈련을 병행했다. 올해는 지난 연말부터 서울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몸을 만든 뒤 태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체력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보완할 점은 많지 않다고 본다”는 신지애는 “내가 모자라는 걸 채우려는 훈련보다는 내가 지닌 장점을 극대화하는 훈련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시 신지애는 일본 투어에서 전념할 계획이다.

“상금왕이라는 목표는 내 자신, 그리고 팬, 후원자들과 한 약속”이라는 신지애는 “일본 상금왕에 오르면 미국 대회나 한국 대회에 자주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어에 복귀할 생각은 꿈에도 없지만 일본 상금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연간 대여섯 차례 이상 미국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욕심도 일본 상금왕이 먼저라는 생각이 일찌감치 접었다.

미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박인비와 이보미는 신지애와 동갑 친구들이다.

신지애는 “두 친구가 잘해서 보기 좋다”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릴 때 그 자리에 올랐기에 나이가 좀 들어서 최고 자리에 오른 둘이 오히려 부럽기도 하다”고 했다.

언제까지 골프를 할 거냐고 묻자 신지애는 “가능하면 오래도록”이라고 대답했다.

신지애는 “한때는 이런 힘겨운 투어 선수 생활을 서른살 넘어서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은퇴 시기를 못 박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신지애는 덧붙였다.

“은퇴한 다음에 무얼 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은퇴 이후를 대비한 토대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신지애는 “무엇보다 내 주변에 사람이 많아졌다”고 자랑했다.

“누굴 가르치는 데 재주가 있는 것 같다”는 신지애는 은퇴한 뒤에는 골프 아카데미를 세워 후배를 양성하는 일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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