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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당국 금융시장 운영능력에 의구심…소통·투명성 부족< FT>

中당국 금융시장 운영능력에 의구심…소통·투명성 부족< FT>

입력 2016-01-12 15:06
업데이트 2016-01-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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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식 기자= 중국 증시 폭락 사태는 감독 당국의 소통과 투명성 부족, 미숙한 대응을 포함한 몇가지 문제점을 부각시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증시에서는 즉각 중국 정부 당국의 분명한 가이던스(방향제시)가 필요하다는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샤오강(肖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할지 모른다는 루머도 나돌고 있었다.

중국 증감회는 지난 주말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공산당이 추진하는 농업 발전과 빈곤 완화 구상에 증감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했을 뿐이라고 FT는 꼬집었다.

중국의 경제지표와 시장동향을 통해 매일 거래정보를 얻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증감회의 이같은 대응은 우습게 비친다. 그런데 중국의 내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일상적인 것으로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조치가 초래한 증시 폭락 사태는 중국의 당정 시스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시장관리와 투명성 기준에 걸맞는지 의문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가장 신속하게 권력기반을 다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팀이 과연 시장감독과 환율정책을 양대 기둥으로 하는 개혁 프로그램을 이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컨설팅업체인 게이브칼 드래노고믹스의 아서 크로버는 “전임 주석들은 온갖 실책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시간이 경과할 수도록 시장과 민간 부문에 더 큰 활동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꾸준히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은 이런 전통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유은행들의 애널리스트들 조차도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다.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의 샹룽과 홍량 애널리스트는 신축적 환율 운영의 방향과 관련해 인민은행의 소통 결여를 지적하면서 “환율의 신축성이 외부 쇼크에 대한 쿠션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주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샤오강이 옹호한 서킷 브레이커가 증시에 재난을 초래했지만 국영TV방송은 중국 증시의 폭락은 물론 세계 증시에 미친 파장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시진핑 주석의 지방 시찰 일정을 소개했을 뿐이다.

FT는 이런 관행은 지난해 11월 공산당이 8천800만 당원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삼가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나 신장성의 인종 소요,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같은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당의 처리 방향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신문사 편집간부, 교수,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해임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경제 자문회사인 위그럼 캐피털의 로드니 존스는 “이런 유형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토론과 논쟁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게 필요한데 중국에서는 몇몇 선택된 소수를 제하고는 (국가적 도전들을) 거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에게 전임자들과 달리 확실한 권한을 가진 경제·금융정책의 총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공산당 서열의 상층부에서 굳이 경험이 가장 풍부한 인물을 꼽자면 왕치산(王岐山)이지만 그는 사정 캠페인을 지휘하는 자리로 옮겨갔다.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베이징 주재원인 앤드루 포크는 “시진핑 주석 체제에서는 정치 의제와 경제 의제의 간격이 확대됐다”면서 “경제 쪽에 중량급 인물이 부재하다는 것은 이런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명목상으로는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지만, 경륜을 보자면 1990년대에 개혁을 지휘했던 주룽지 총리 등과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전 총리는 경험이 부족했지만, 최소한 경제를 잘 아는 왕치산을 부총리로 두고 있었다. 현재의 부총리 4명 가운데 선임인 장가오리(張高麗)는 “돈을 빌려 당장 건설하고 돈은 나중에 갚자”는 접근법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류허도 종종 강력한 경제정책 관리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권력기관의 서열 4위인 중앙위윈회의 위원직을 갖고 있을 뿐이고 정부 직책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부부장이다. 독자적으로 정책상의 권한을 행사하기보다는 주석에 대해 입김을 발휘하는 자문역에 가까운 자리다.

중국 경제정책 지도부에 공백이 있는 듯한 인상은 인민은행의 새로운 환율 정책이 가한 충격으로 한층 강화되고 있다. 증감회와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과 마찬가지로 증시 폭락과 외환시장의 혼란에 각각 일조했다.

시장에서는 위기가 발생하면 독립적이고 강력한 중앙은행의 방향 제시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총재는 타국 중앙은행 총재와 같은 독립성이나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리커창 총리가 이끄는 국무원에 업무를 보고한다.

원로 금융기업인 조 장은 지난해 8월의 환율 파동을 상기시키면서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수년간 위안화 강세를 고집한 탓에 갑작스러운 환율 조정이 외부에서 어떻게 해석될지는 이해하지 못했고 글로벌 시장의 극적인 반응에 경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2%의 조정이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국 교통은행의 하오 홍 수석 중국전략가는 중국 정책당국자들이 자본유출 위험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안화 평가절하와 자본 유출이 덜 심했던 시기를 놓친 것이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서 위안화 가치와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과대 평가될 때에는 모두가 빠져나가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개혁을 취하면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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