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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정규직, 신분은 비정규직…기간제 교사 해법 없나

일은 정규직, 신분은 비정규직…기간제 교사 해법 없나

입력 2016-01-11 09:35
업데이트 2016-01-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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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교사 10%가 기간제…대부분 육아휴직자 대체 인력

최근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30대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는 등 폭행하고 막말을 한 사건을 계기로 기간제 교사들의 실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의 기간제 교사는 지난해 4월1일 기준 4만7천명(초·중·고교만 따지면 4만2천여명)으로 전체 교원 48만9천여명의 약 10% 수준이다.

유치원을 포함한 전국 각급학교의 기간제 교사는 2010년 2만7천여명에서 2011년 3만8천여명으로 늘고 2012년 4만2천여명으로 4만명을 넘어선 뒤 매년 1천여명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는 전년보다 각각 1.4%, 1.0% 감소했지만 고등학교에서 1천200여명이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휴직, 파견, 연수, 정직, 직위해제 등으로 정규 교사의 결원이 생겼거나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할 필요가 있을 때 기한을 두고 임용한다.

정규 교사의 휴직 등으로 생긴 결원을 보충하기 위한 ‘정원 내 대체 기간제’와 정원 배정 없이 채용되는 정원외 기간제 교사로 나뉜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정원 내 대체 기간제 교사다. 지난해는 결원 보충을 위한 기간제 교사가 3만8천600여명으로 전체 중 82%를 차지했다.

기간제 교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은 저출산 시대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 속에 육아휴직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여성 교원뿐만 아니라 남성 교원도 육아휴직을 쓰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한 기간제 교사 채용이 느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간제 교사는 담임을 맡는 등 정규 교원과 하는 일은 거의 같지만,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항상 신분상 불안이 크다.

교사들은 보통 육아휴직을 1년 하는 만큼 이 기간이 기간제 교사의 계약기간이다. 해당 교사가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3년간 연장할 수 있어 기간제 교사의 계약기간은 최대 4년까지 가능하지만 이때도 계약은 매년 갱신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들이 교육 공무원인지, 아니면 일반 근로자인지 법률적 지위도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기간제 교사의 성과상여금 지급과 관련한 소송에서는 1,2심에서 기간제 교사가 교육공무원이라는 판단이 내려졌으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숨진 기간제 교사들의 순직 인정 여부를 두고 인사혁신처는 이들이 공무원이 아닌 민간근로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기간제 교사가 신분상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하는 일은 정규직과 거의 같다는 점에서 이들을 교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들의 모임인 비정규직교사협의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가입을 추진했다가 애매한 법적 성격 때문에 결국 가입하지 못했다.

이처럼 불안정한 신분 탓에 기간제 교사들의 불안도 크다.

이번에 발생한 ‘빗자루 폭행’ 사건에서도 피해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막말과 욕설을 들으며 폭행을 당하면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신분상 불이익을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학교 현장에서의 기간제 교사들의 다양한 교권침해 사례를 공식적으로 수집하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등 때문이다.

김민정 비정규직교사협의회 대표는 “기간제 교사들이 교권 침해를 당해도 겉으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집계가 되지 않았을 뿐 실제 교육현장에서 기간제 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간제 교사 문제의 가장 확실한 해법은 기간제 교사 대신 정규 교사를 채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정원을 줄여나가는 분위기에서 정규 교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 증원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관계 부처 협의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시도 교육청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정원 외 기간제 교사는 3천여명 정도 줄였지만, 정원 내 기간제 교사를 줄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간제 교사를 정말 줄일 수 없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정규 교원과 같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면서 “그래야 교육현장에서 기간제 교사라고 해서 학생들이나 정교사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학습지도나 생활지도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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