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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연극 외길’ 배우 백성희 별세…전설로 남다

‘70년 연극 외길’ 배우 백성희 별세…전설로 남다

입력 2016-01-09 21:49
업데이트 2016-01-0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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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현존 유일 창립단원으로 400여편 출연…“연극인의 표상”

한국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배우 백성희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지난 8일 밤 11시 18분께 서울 연세사랑요양병원 입원 중 세상을 떠났다.

1925년 9월 2일 서울에서 태어난 백성희(본명 이어순이)는 17세에 빅터무용연구소 연습생, 빅터가극단 단원을 거쳐 18세이던 1943년 극단 현대극장 단원으로 입단, 같은 해 연극 ‘봉선화’로 데뷔해 70여 년간 연극 외길을 걸었다.

고인은 “작품은 가려서 선택하지만, 배역은 가리지 않는다”는 신조로 평생 400여 편의 연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최근까지도 ‘3월의 눈’(2013), ‘바냐아저씨’(2013) 등에 출연했다.

특히 국립극단은 백성희가 “연극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쳤던” 곳이다. 1950년 국립극장 창립단원으로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몸담았다. 국립극단의 현존하는 유일한 창립 단원이자 현역 원로단원이었다.

1972년 국립극단에서 처음 시행한 단장 직선제에서 최연소 여성 단장으로 선출돼 1974년까지 재직했고, 리더십과 행정력을 인정받아 1991~1993년 다시 한번 단장을 지냈다. 1998년부터 국립극단 원로단원에 이름을 올렸다. 2002년부터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배우의 이름을 따 문을 연 극장인 ‘백성희장민호극장’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백성희는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 예술창작 활동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70년 연기 인생을 정리한 회고록 ‘백성희의 삶과 연극, 연극의 정석’을 발간했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12월 22일 회고록 발간에 맞춰 고인의 연극계 업적을 기리는 연극인 심포지엄 ‘국립극단 65년과 백성희’를 개최했다. 손숙, 남명렬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는 배우 박정자, 김소희, 박상규(전 국립극단 단장, 상명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김남석(회고록 엮은이,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 패널로 참석했고, 230여 명의 연극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백성희는 회고록에서 “희극인지 비극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로, 그 길을 걸어, 70년 아니 90년을 걸어왔다. 그 길은 내 삶의 전부이자, 유일한 여정이었다.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가도 나는 그 선택 이외의 다른 선택을 감히 생각할 수 없다”고 지난 연극인생을 회고했다.

한국연극영화예술상(제1회 백상예술대상·1965), 동아연극상(1965), 3.1연극상(1969), 대통령표창(1980), 보관문화훈장(1983), 대한민국연극제 여자주연상(1985), 동랑유치진연극상(1988),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94), 이해랑연극상(1996), 춘강상(1997), 대한민국예술원상(1999), 비추 미여성대상(2009), 은관문화훈장(2010) 등을 수상했다.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은 “백성희 선생님은 연극의 체계적 교육이 불가능한 시기에 태어나 홀로 여러 방법을 개척하면서 전문적 수준의 연기 기량에 도달한 연극인들의 표상”이라며 “70년 평생 오로지 연극 외길을 걸어온 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예술감독은 “올해도 연극 ‘3월의 눈’에 출연하고 싶어하시며 끝까지 연기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셨는데, 마지막 꿈을 못 이루고 떠나보내게 돼 애석하다”고 덧붙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호.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 8시 30분이다. 장례는 대한민국 연극인장으로 치러지며 12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영결식 후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출로 노제가 진행된다. 장지는 분당메모리얼파크다. ☎ 02-3010-223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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