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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은 언제나 그 자리에”…전국 각 지역 24주년 수요집회

“소녀상은 언제나 그 자리에”…전국 각 지역 24주년 수요집회

입력 2016-01-06 15:09
업데이트 2016-01-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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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후손에게 책임 넘길 수 없어…앞장서 해결하겠다”수도권 지자체장 32명 “한일 위안부 협상은 무효” 재협상 촉구

일본군 ‘위안부’ 전쟁범죄에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하라며 진행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수요집회가 6일 24주년을 맞았다.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이날 낮 12시 열린 제1천212차 수요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를 비롯해 야당 국회의원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시민사회단체, 대학생·시민 등 약 1천여명이 참석해 지난해 말 정부가 타결한 한일 위안부 협상을 비판했다.

이날 집회는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만든 ‘첫 위안부 증언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의 석고상을 단상에 모셔놓고 진행됐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1992년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입을 열어 유엔과 전세계를 돌며 증언에 나섰을 때 정부는 일본이 불편할까봐 침묵하기만 했다”며 “(지금까지 성과를 이룬 것은) 모두 피해자들이 만든 국제 외교였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2011년 결정이 나온 뒤에야 일본 정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 시작한 정부가 이번과 같은 ‘굴욕적인 합의’를 체결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대협은 다른 22개 단체와 함께 구성한 ‘평화비(평화의 소녀상) 전국연대’ 명의의 특별선언을 통해 “평화비는 시민의 바람과 의지가 담긴 공공의 재산이며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하는 평화운동의 상징물”이라며 “평화비(소녀상)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소녀상 철거 시도를 막겠다며 노숙 농성을 벌이는 학생들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이 추운데 맨땅에 앉아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과 후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 절대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89세는 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이니 내가 앞장서겠다”고 학생들을 격려하고 투쟁을 다짐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지우듯이 소녀상도 은근슬쩍 지우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10억엔을 받고 일본에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32명은 이날 수요집회에서 한일 위안부 협상이 무효라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서울지역 15개 지자체장과 박우섭 남구청장 등 인천지역 2개 지자체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 경기지역 15개 지자체장 명의로 발표한 공동선언문은 “한일 협상안이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배제했고,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라는 핵심 조건이 빠졌다”며 원점에서 전면 재협상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수요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소녀상 앞 또는 도심에서 동시다발 집회로 열렸다.

‘원주 평화의 소녀상 시민모임’은 이날 원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열어 위안부 합의안 폐기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에서 “피해자를 무시한 한일정부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명시하고, 보상이 아닌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85) 할머니와 시민·여성단체 회원 100명이 광주시청 시민 숲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집회를 열어 협상의 원천무효화를 요구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 회원 100명은 낮 12시 울산대공원 동문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일협정 백지화를 위한 집회’를 열어 한일 협상을 ‘야합’으로 규정하고 규탄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모임은 낮 12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포항여성회는 오후 2시 포항시 환호해맞이공원 내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각각 수요집회를 열었다.

경기여성연대와 수원평화나비는 낮 12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올림픽공원에서 ‘한일 위안부타결 무효화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사단법인 열린여성과 평화의소녀상지킴이는 이날 오후 4시 매주 진행하는 ‘합의 무효 및 소녀상 철거 반대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부산지역 여성단체들의 모임인 부산여성행동은 오후 2시 부산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열어 “일본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두번 죽이는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협상을 즉각 철회하고 재협상하라”며 “전쟁범죄를 증언하는 역사적 상징인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일본의 요구에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강원도에서는 평화나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춘천시 명동입구와 원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의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임을 밝혔다.

제주도에서는 낮 12시 제주시 방일리공원 평화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제주평화나비와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가 수요집회를 열어 문화공연과 묵념, 자유발언 등을 이어갔다.

평화나비네트워크충북대·청주연합지부는 오후 4시 청주시 북문로 청소년광장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캠페인을 열어 시민들에게 소녀상의 의미를 알리고, 위안부 할머니에게 응원 메시지를 쓰는 운동을 벌인다.

의정부 평화비 건립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6시 경기 의정부역 동부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정부의 위안부 협상에 반대하는 선전전을 열어 시민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 앞과 외무성 앞을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 25개 도시에서 집회와 1인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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