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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평균 잠재성장률 3.0∼3.2%로 하락”…저성장 기정사실화

한은 “연평균 잠재성장률 3.0∼3.2%로 하락”…저성장 기정사실화

입력 2016-01-06 12:05
업데이트 2016-01-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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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고령화·투자 부진 등 난제 수두룩…“구조개혁으로 돌파해야”민간硏 2%대 중반으로 낮춰잡아…잠재성장률 적정추산 논란 일 듯

한국은행이 6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강환구 한국은행 모형개발팀장은 이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추정 결과’ 보고서에서 생산함수 접근법, 시계열 분석법 등 다양한 모형을 활용해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0∼3.2%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4.8∼5.2%에서 2006∼2010년 3.8%까지 떨어졌고 2011∼2014년에는 3.2∼3.4%로 추정됐다.

잠재성장률은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뜻한다.

보통 수년간 연평균 성장률과 비슷하고 경제 성장 속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평가된다.

잠재성장률이 3%대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한마디로 과거처럼 5%대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적으로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경기 둔화와 세계적인 교역 축소에 따른 수출 부진, 미약한 내수 회복세 등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인구고령화·투자부진·생산성 정체…구조개혁 필요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보통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량이 늘거나 기술진보로 가능하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녹록지 않다.

강환구 팀장은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은 인구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변화와 투자 부진, 서비스업 생산성 정체 등 경제구조적 문제 등에 복합적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생산함수 기준으로 잠재성장률의 요소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가 2001∼2005년 2.0% 포인트에서 2011∼2014년 0.8% 포인트로 가장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생산성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다.

또 자본 기여도는 2001∼2005년 2.2% 포인트에서 2011∼2014년 1.7% 포인트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고정투자 증가율이 낮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고정투자 증가율은 2001∼2005년 3.6%, 2006∼2010년 2.7%, 2011∼2014년 1.7%로 꾸준히 떨어졌다.

낮은 출산율에 따른 인구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생산함수 모형에서 노동투입의 기여도는 2001∼2005년 0.9% 포인트에서 2006∼2010년 0.6% 포인트로 낮아졌다가 2011∼2014년 0.9% 포인트로 다시 올랐다.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 증가,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등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2017년 이후에 노동의 기여도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정했다.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무엇보다 구조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 팀장은 앞으로 경기 모멘텀 확보를 위한 경기대응 정책과 더불어 경제 체질 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제 각 부문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구조적 구조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규제완화 및 연구개발(R&D)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를 통한 새로운 투자기회 확충,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종에 대한 대외 개방, 여성·청년층의 경제활동 지원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가계와 기업, 소득계층 간 불균형 누적은 경제 전반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약한다며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구조개혁 통해 잠재성장률을 장기적으로 1∼2% 포인트 정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 한은 잠재성장률 추산 적정한가…민간연구소 2%대도 제기

한국은행이 잠재성장률을 3%대 초반까지 낮췄지만 이 수치가 적절한지를 두고 이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내놓은 ‘2016년 10대 경제트렌드’에서 2%대 성장률이 반복되면서 잠재성장률이 3%대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부 민간연구소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작년 5월 ‘우리나라 장기침체 리스크 커지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2010∼2014년 3.6%였던 잠재성장률이 2015∼2019년에는 2.5%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또 2020∼2030년에는 1.7%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성장세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과 건설업을 비롯한 생산성 하락을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르면 이달 중 2%대까지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발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을 내부정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노동, 자본 투입의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할 때 3%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잠재성장률은 추정방법과 시기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한국은행은 2013년 4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0∼2012년 잠재성장률을 추정방법에 따라 3.3∼3.8%로 발표했는데 이번에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실제성장률이 낮은 점을 반영하고 추정방법도 일부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추정치에서 노동과 자본의 기여도가 다른 기관보다 높은 편”이라며 “특히 민간연구소들은 근로시간의 하락까지 계산해 노동기여도를 낮게 추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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