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의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8) 스타트업-2, 애플의 iOS를 해체하라

[김지연의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8) 스타트업-2, 애플의 iOS를 해체하라

입력 2015-11-03 18:12
업데이트 2023-11-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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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스타트업(신생 벤처)의 열기로 뜨겁지만, 창업은 여전히 두렵다. 벤처를 시작할 때 기술개발보다 어려운 것이 가족들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지간한 용기가 아니면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로 이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정부도 ‘재도전 지원센터’, ‘재기 지원 보증’ 등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창업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 회사인 스파크랩 글로벌 벤처스는 지역별로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조사하여 순위를 매겼다. 1위는 실리콘밸리였고 서울은 뉴욕에 이어서 5위를 기록했다. ‘법제도.정책인프라’ 항목은 10점 만점에 5점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전체 성적은 로스앤젤레스, 베이징, 런던보다 높다.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창업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제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이야기해보자.

팹랩서울 (출처: fablab-seoul.org)
팹랩서울 (출처: fablab-seoul.org) 팹랩서울 (출처: fablab-seoul.org)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창업이 소프트웨어와 앱(app) 중심에서 하드웨어를 포함하는 생태계로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였지만 그 장벽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가속화 하는 요인에 대해 LG Business Insight가 잘 정리한 내용이 있어 요점만 소개하도록 한다. 첫째, 값싼 하드웨어의 등장이다. 아두이노(Arduino)와 같은 2만~3만원대의 오픈소스 제품을 사용하면 손쉽게 센서나 통신기능을 붙여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다. 둘째는 적은 비용으로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의 보급이다. 요즘 제작 실험실이란 의미의 ‘팹랩(Fablab)’이나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메이커(Maker)’ 공간이 많이 생겼다. 3D 프린터나 레이저 커터와 같은 디지털장비를 갖추고 있어 어렵지 않게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국내에도 고산씨가 운영하는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te) 산하의 팹랩서울이 2013년 문을 열었다. 셋째, 사업화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자금을 모으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벤처 캐피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신생기업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incubator)’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제 스타트업도 모바일용 앱개발을 넘어 웨어러블이나 스마트홈 기기 등 사물인터넷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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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타터(출처 dailygenius.com)
킥스타터(출처 dailygenius.com) 킥스타터(출처 dailygenius.com)
대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신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에 나섰다. 스타트업의 자금회수를 위한 출구 전략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2014년 사물인터넷 분야의 M&A 거래는 60여 건으로 금액으로는 전년도 보다 8배가 증가한 143억 달러에 이른다. 구글은 지난 몇 년간 18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 상위 10개 인수 금액만 250억 달러가 넘는다. 특히 스마트홈을 위한 네스트와 드롭캠, 딥러닝(deep learning) 전문 기업 딥마인드(Deepmind) 등 사물인터넷 분야 인수에 공을 들였다. 애플도 2012년 이후 소리없이 30여 개의 기업을 인수하며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20억 달러를 쏟아부은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을 비롯하여 사진 공유 앱인 인스타그램(Instagram), 가상현실 기기 회사 오큐러스(Oculus) 등 작년 상반기에만 7개의 회사를 인수했다. 올해 국내 M&A 시장도 작년 대비 27%가 늘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기업공개(IPO)가 유일한 출구였던 국내 스타트업에게 또 다른 길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개인들로부터 소액의 투자를 받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성공한 사례도 늘고 있다.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킥스타터(Kickstarter)는 2009 설립 이후 2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모아 9만4000여 개의 프로젝트가 투자를 받았다. 작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2위를 한 페블(Pebble)과 앞에서 언급한 오큐러스 역시 킥스타터를 통해 탄생한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7월 크라우드 펀딩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Unbundling iOS (출처 CB Insights)
Unbundling iOS (출처 CB Insights) Unbundling iOS (출처 CB Insights)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사물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갈까? 최근 미국 투자조사 업체인 CB인사이츠(CB Insights)에서 발표한 ‘언번들링(Unbundling)’ 시리즈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번들링(Bundling)은 상품을 묶어서 파는 것인데, 언번들링은 이와 반대로 묶인 것을 해체하는 것이다. 여러 곡을 담은 음악 CD가 번들링이라면 원하는 곡만 내려받거나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으로 듣는 것은 언벌들링이라 할 수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기존 산업을 파괴하고 혁신하는 현상은 음반 시장뿐 아니라 IT 기업, 은행, 호텔, 유통 등으로 점차 확산 되고 있다. “언번들링 iOS”편을 보면 44개의 스타트업이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에 내장된 앱과 서비스를 어떻게 공략하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애플 뮤직은 스트리밍의 1인자 스포티파이(Spotify)나 랩소디(Rhapsody)가, 메신저는 스냅챗과 같은 서비스가 대체한다는 것이다. “언번들링 호텔”은 이미 힐튼이나 메리어트보다 시장가치가 큰 에어비앤비(Airbnb)를 비롯한 52개의 스타트업이 숙박, 예약, 이벤트 등의 서비스로 기존 호텔 산업을 위협하는 내용이다.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 기업에 의해 대출과 송금 등 은행의 서비스가 해체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해외 송금과 환전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스타트업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의 수수료는 은행의 10분의 1이다. 개인 간의 거래를 중개해주는 랜딩클럽(Landingclub)은 낮은 대출 이자와 높은 예금 수익을 제공하며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미래에는 이런 기업들에 의해 금융산업이 재편된다는 이야기다. 그 밖에도 국제 운송회사 FedEx, 가전업체 하니웰, P&G의 생활용품, 자동차 산업도 ‘언벌들링’의 대상으로 꼽고 있다.
 가트너는 2014년 연례 심포지엄에서 “대기업이 사물인터넷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지만, 개인 제작자와 스타트업이 사물인터넷 시장 형성의 실제 주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도 “사물인터넷은 수직적으로 통합된 거대 기업보다 중소기업에게 무기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누가 시장을 주도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대규모 자본과 생산 수단이 중요했던 시대와는 달리 아이디어로 무장한 작고 빠른 기업들의 역할이 커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 자문역 jyk90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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