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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심사평

[2014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심사평

입력 2014-01-01 00:00
업데이트 2014-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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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분석하는 발상·비평적 문장의 개성 돋보여

문학평론에 대해 흔히 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비평도 문학적 글쓰기의 일부라는 점이다. 비평 역시 창조적인 글쓰기의 영역이며, 글쓰는 주체의 상상력과 감수성, 문체의 개성이 중요한 영역이다.

심사위원 권성우(왼쪽)·이광호 문학평론가.
심사위원 권성우(왼쪽)·이광호 문학평론가.
이 점을 잊게 되면 문학비평은 텍스트에 대한 인상비평적인 해설이나 권위적인 논평, 혹은 이론의 도식적인 적용에 머물게 된다. 텍스트에 대한 분석력과 공감의 능력은 결국 비평적 글쓰기라는 문장 안에서 궁극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

비교적 고른 수준의 작품들이 투고된 이번 심사에서 마지막까지 논의된 글은 네 편이었다. ‘여장 남자와 전사’는 황병승과 김남주의 시를 나란히 세우는 흥미로운 발상에서 시작된 글이었는데, 각각의 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기존의 논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였고, 특히 두 텍스트의 정치성을 둘러싼 관계에 대한 해명이 생략돼 있었다. ‘유머가 된 민주화 시대에 유령으로 상상하기’는 현기영의 ‘누란’에 대한 안정된 분석을 보여주었으나, 그 작품의 현재성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논의된 글 가운데 하나인 ‘분열증적인 서사 혹은 탈주의 상상력’은 윤이형의 최근 소설까지를 세밀하게 분석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문장도 비교적 정확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하지만 외국 이론에 대한 적용이 상대적으로 평면적이고 ‘분열’이라는 개념의 적용 역시 독창적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당선작이 된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은 김선우와 강정의 시를 대상으로 하여 주체가 대상을 접촉하고 소유하고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소유’라는 개념이 새롭지 않으며 오해의 소지를 갖고 있다는 분명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비평이 당선작이 된 것은 두 텍스트를 분석하는 발상과 문장에 있어서의 비평적인 개성을 보여주었고, 이것은 소중한 가능성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신춘문예는 익숙한 완성도보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장이라는 점이 판단의 기준이 됐다.

2014-01-01 4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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