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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절벽 협상 타결 상원통과…하원 ‘변수’

美 재정절벽 협상 타결 상원통과…하원 ‘변수’

입력 2013-01-01 00:00
업데이트 2013-01-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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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협상시한 후 표결 처리, “하원 2~3일께 표결할 듯”일시 ‘절벽 추락’..정부예산 자동삭감 2개월 연장 등 합의

미국 정치권이 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 시한(12월 31일 자정)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은 1일 새벽 2시께(미국 동부시간 기준) 전체회의를 열어 재정절벽 차단 관련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새해 첫날인 이날 이후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미국은 실질적인 영향은 적더라도 형식적으로는 재정절벽에 일시 ‘추락’한 셈이 됐다.

상원 표결도 당초 전날 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워싱턴DC와 뉴욕 등 동부지역에서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끝난 뒤에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원 내 공화당 측은 시한에 임박한 전날 밤 재정절벽 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대표한 조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 협상 당사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30일부터 사실상 ‘끝장 협상’을 진행한 끝에 새해부터 시작될 6천억달러 규모의 세금 인상과 연방정부 재정지출 삭감에 따른 경제적 충격, 즉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부부 합산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개인 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세율을 현행 최고 35%에서 39.6%로 인상하는 내용의 이른바 ‘부자 증세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지난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의회가 증세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애초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25만달러와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이 이른바 ‘플랜B’에서 제안했던 100만달러의 중간 지점을 ‘부자 증세’ 기준으로 절충한 셈이다.

이들 부유층의 재산소득 및 배당세율도 15%에서 20%로 올라간다. 빌 클린턴 대통령 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부 합산 기준으로 45만달러 미만의 중산층 등을 상대로 한 세금 감면 혜택, 즉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1년부터 시행해온 ‘부시 감세안’은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의회와 백악관은 또 일정 액수 이상의 상속재산 세율도 35%에서 40%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들 세율 인상 조치를 통해 미국의 세수입은 10년간 6천억달러 안팎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함께 장기 실업수당도 1년간 연장 지급하기로 합의해 200만명의 실업자가 이날부터 정부 지원이 끊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은 일단 2개월 늦추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예산 삭감 방식에 합의하지 못하면 10년간 1조2천억달러, 연간 1천9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에 돌입해야 한다.

백악관과 행정부는 이를 1회계연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일단 위기를 모면하고 논의를 지속하자는 차원에서 미봉책에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형식적인 혹은 기술적인 재정절벽에 빠졌지만 하원이 새해 벽두에 관련 법안을 가결 처리하기만 하면 실질적 피해는 별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 제112대 의회의 임기는 오는 3일 낮 12시까지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이 이날부터 표결 준비 작업에 들어가 오는 2일이나 3일께 최종 표결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르면 1일에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관계자는 “다행히 내일이 공휴일이라 금융시장이 모두 문을 닫기 때문에 표결 연기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펌 K&L의 메리 버크 베이커 변호사는 “법안이 오늘 밤에 통과하는 것과 1월 1일 혹은 2일에 통과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오후 이른바 중산층의 ‘보통 시민들’을 초청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절벽 협상 타결이 완전히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거의 눈앞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매파들이 ‘바이든-매코널 합의안’에 불만을 표시해 시한 내 타결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제 연소득 45만달러를 기준으로 중산층을 정의하게 됐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특히 상당수 공화당 의원은 “애초 소득 계층을 막론하고 증세 자체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가 나중에 100만달러를 기준으로 제시했고, 이마저 많은 의원이 거부해 표결 처리가 무산됐는데 45만달러에 합의한 것은 원칙에서 너무 벗어난 것이다. 재정 적자 감축 방안도 너무 허술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은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의회에 도착해 합의안을 설명하고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찬성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관련 법안의 가결 처리를 위한 의원수를 확보했다.

민주당 소속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당초 합의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 안팎의 비판을 감안해 공식적으로는 중립적인 의견을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이 합의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존중할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법안을 하원에서 집중적으로 심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합의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하원에서 막판까지 진통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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