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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운명의 4개 시나리오

유로화 운명의 4개 시나리오

입력 2010-06-01 00:00
업데이트 2010-06-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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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6개국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유로화가 출범 11년만에 일대 위기를 맞으면서 시험대에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 그리스와 포르투갈,스페인 등 최근 위기에 처한 유럽 정부는 재정적자를 축소하라는 시장의 압박에 직면하고 있고,정치인들은 추가적인 위기를 막기 위해 유로존 회원국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이전엔 꿈도 꾸지 못했던 국채시장 개입이라는 돌발상황에 내몰리게 됐고 유로화는 여지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관측과 사태해결을 위한 개선안 도출,유로존의 해체 등 무성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계기로 일대 위기를 맞고 있는 유로화의 운명과 관련해 4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질서 회복

최근의 재정위기를 계기로 각국 정부가 재정상태 균형을 유지하고 경제 효율 개선에 나서면서 유로권이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 역할을 떠맡게 된다.수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유럽경제의 모델 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다.

 현재로선 생명을 겨우 유지하는 단계이지만 IMF(국제통화기금)와 유럽연합(EU)의 제반 지원 프로그램에 힘입어 지속가능한 재정 상태를 되찾게 된다.

 특히 향후 수년에 걸친 긴축을 통해 경제 자립과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수년간 잃어버린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다.

 유로권 지역에는 그리스의 ‘뼈아픈 상흔’을 계기로 위기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선제조치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이를 통해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독일도 수출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내수요 진작을 통해 이 같은 작업을 지원하고,이를 통해 한층 강력하고도 역동적인 유로존이 탄생하게 된다.

 최근 재정위기의 유일한 대안은 파산은 물론 금융시장에서의 고립,만연한 사회불안 등인 만큼 경제재건을 위한 압박 또한 엄청나기 때문이다.이와 유사한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나타났다.스웨덴은 지난 1990년대 극도의 금융경제위기를 맞았으나 다시 일어섰고,유로존 밖의 국가이지만 많은 교훈을 안겨줬다.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유로화는 강력하고도 안정적인 준비통화로서 달러화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현상 유지

유로존이 안정을 되찾지만 재정 위기에서 드러난 근본적인 병폐 처방에는 실패한다.

 총 7천500억 유로(9천250억달러)에 달하는 긴급 구제금융을 포함한 정부와 ECB의 긴급 지원으로 위기상황은 해소된다.그리스 정부가 긴축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세를 보인다.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단행한 지출삭감과 세금인상 등 일련의 조치로 재정적자가 줄어들고 위기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개혁조치에도 불구,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정위기에서 드러난 통화동맹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향후 고통의 원인이 된다.이번 시나리오는 특히나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이럴 경우 유로화는 취약한 성장 전망과 해묵은 정치적 우려사항들로 인해 퇴락의 길을 걷게 된다.

 ◇상황 악화

유로화는 영구적인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장기적인 전망이 의문시되는 통화로 전락한다.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주변의 주문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그리스는 당초 전망보다 훨씬 길게 병원신세를 지고 채무조정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또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이런 현상을 맞게 된다.특히 IMF와 EU가 제시한 긴축조치들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비쳐지면서 사회불안이 용인하기 어려울 만큼 악화된다.

 이에 따라 유로화가 해체될 것이라는 최악의 우려도 머리를 들게 된다.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은 신뢰 추락과 함께 큰 타격을 받으면서 유로권 전역에 심각한 침체 위기를 불러오고,하락일로의 유로화는 인플레를 부추긴다.

 이는 유로권 지도자들이 그리스 등과 같은 국가의 운명을 되돌리기 위한 해법을 찾는데 실패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결과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유로화는 장기적인 취약성을 면치 못하게 된다.

 ◇유로화 해체

유럽지역의 위기가 매우 심각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1개 이상의 국가들이 유로권 탈퇴를 결정하거나 반대로 다른 유로권 국가들이 축출 결정을 내린다.

 그리스의 경제 붕괴와 16개 유로권 국가들의 침체 심화,높은 실업률,유로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유로화 해체의 악몽같은 시나리오는 현실로 바짝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일각의 관측대로 특정국가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용이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채무 불이행이나 채무 재조정을 선언하고 나설 경우 유로권 전역에 예측하기 어려운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로존의 해체를 사전 대비하지 못한 만큼 ‘출구 조항’도 없다.질서정연한 철수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많은 경제관측통들은 유로권 이탈은 불명예 퇴출이나 자발적인 선택 여부에 관계없이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권 탈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명확해질 경우 탈출 러시 압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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