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마니아 2인]한국호랑이 추적 16년 임순남씨

[호랑이 마니아 2인]한국호랑이 추적 16년 임순남씨

입력 2010-01-04 00:00
수정 2010-01-0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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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랑이가 살아있음을 꼭 증명해보일래요”

“한국 호랑이가 왜 없겠어요. 존재한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일 겁니다.” 주변 사람들은 임순남(55) 한국호랑이보호협회장을 호랑이에 ‘미친’ 남자라고 말한다. 잘 나가던 카메라 감독이 갑자기 호랑이 연구가로 변신한 것, 막내아들 이름을 ‘대호(大虎)’라고 지은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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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시베리아 호랑이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러시아에 갔다가 호랑이에 대한 그곳의 애정, 인프라에 감명을 받았다. 임씨는 “호랑이가 300마리 있다는데 헬리콥터를 타고 열흘을 돌아다녀도 한 마리도 찾을 수가 없더라.”면서 “한국 호랑이도 멸종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뒤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지리학연구소를 오가며 5년 동안 호랑이 발자국에 대해 공부했다. 살쾡이, 멧돼지, 시라소니, 표범 등 다른 동물들의 발자국도 모두 배웠다. 하늘도 감복한 것일까. 강원도 비무장지대(DMZ)에서 호랑이가 새끼를 데리고 지나간 발자국을 발견했다. 임씨는 그날을 잊지 못한다. “1998년 2월26일이에요. 엄동설한에 텐트치고 3개월 동안 숙식한 고생이 모두 사라지더군요.”

1994년부터 호랑이를 찾아다니느라 집도 팔고 저축한 돈도 다 썼다. 생계는 부인이 책임졌다. 간호사인 두 딸의 도움도 컸다. 임씨는 “그렇게 하면서까지 우리 민족의 대표 동물인 호랑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소백산과 추풍령 등지에 한국 호랑이가 10마리가량 서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호랑이 해인 2010년을 맞아서는 경기 연천군청과 합동으로 호랑이 복원사업을 벌인다. 5월쯤 러시아에서 호랑이 6마리를 들여올 예정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0-01-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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