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하>전문가 진단과 해법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하>전문가 진단과 해법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15-05-07 17:46
업데이트 2015-05-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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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묶인 기업들 혁신 엄두못내… 신성장동력 확보 서둘러야”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잘나가던 간판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실적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환율 등의 외부 요인뿐 아니라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된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회의실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대표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을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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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주력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7일 서울신문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업들이 위기에 처한 원인과 해법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콘텐츠경영연구소장,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주력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7일 서울신문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업들이 위기에 처한 원인과 해법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콘텐츠경영연구소장,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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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묵(52)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겸 장수기업연구센터장은 삼성의 성공을 분석한 ‘삼성웨이’와 한국 기업 문제를 진단한 ‘기로에 선 한국형 기업경영 K(코리아)매니지먼트’ 등을 펴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경묵(52)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겸 장수기업연구센터장은 삼성의 성공을 분석한 ‘삼성웨이’와 한국 기업 문제를 진단한 ‘기로에 선 한국형 기업경영 K(코리아)매니지먼트’ 등을 펴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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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51)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콘텐츠경영연구소장은 정보기술(IT)시대 관점에서 일본의 도요타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미래 경쟁력을 비교 연구한 ‘일본재생론’(일본어판)의 저자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도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위정현(51)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콘텐츠경영연구소장은 정보기술(IT)시대 관점에서 일본의 도요타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미래 경쟁력을 비교 연구한 ‘일본재생론’(일본어판)의 저자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도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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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49)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은 산업·기술, 노동·인적 자본,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의 미래상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부산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태규(49)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은 산업·기술, 노동·인적 자본,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의 미래상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부산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 산업계 전반을 평가한다면.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이 교수) 정보기술(IT)과 각종 산업이 빠르게 융합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우리 기업들은 각종 규제에 묶여 신성장 동력 개발에 힘을 못 내고 있다. 또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조직 시스템에 갇혀 새 시장을 열지 못하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위 교수) 일본이 모방자에서 창조자로,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하지 못해 장기 불황에 빠졌듯 2000년대 들어 우리 역시 변신할 기회를 놓친 뒤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엔저(엔화 약세) 정책을 펴고 이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이하 이 실장) 기업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 노력을 게을리했고, 정부는 다른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위기 원인은.

-이 교수 삼성전자에 수익을 안겨 온 스마트폰이 범용 제품으로 바뀌었다. 경쟁사의 모방 제품과 차이가 없어진 데다 디자인과 기능에서 더이상의 혁신이 어렵기에 업그레이드된 새 제품이 나와도 소비자가 느끼는 감동이 별로 없다. TV도 프리미엄 버전이 지난 2월 출시됐지만 경쟁사 제품에 비해 나은 게 없다. 중국 업체가 삼성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 분야마저 따라잡힐 수 있다.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위 교수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괄목한 만한 점유율을 달성했지만 일본 차를 넘어설 수 있는 품질 향상은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엔저 영향을 받자 현대차가 가진 주요 무기인 가격 경쟁력이 약회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 실장 삼성전자는 자체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휴대전화를 만드는 반면 애플은 하청을 준다. 업종 특성을 감안하면 큰 제조장을 가진 게 장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삼성이 애플식으로 간다면 여론이 가만두지도 않을 것이다. 현대차는 이노베이션이 약해 일본 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기술력 향상이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위기 대응을 잘하고 있나.

-이 교수 삼성전자는 기술과 제품을 내놓고 업계 내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 시장을 빨리 형성하려는 대신 모든 것을 혼자 다 하려다 보니 시장을 만드는 속도가 느리다. 또 의사 결정 및 실행 속도, 군대식 문화, 근면성 등 추격자 전략을 구사할 때 쓰던 조직 문화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애플 등은 여러 개의 인수·합병(M&A) 중 1건만 성공해도 좋다며 ‘통 큰 투자’를 하지만 삼성에는 이런 유연성이 없다.

-위 교수 한국과 일본 기업을 비교할 때 우리는 의사 결정 속도가 빠르고, 품질 시장점유율 등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문화도 있다. 단 리더가 방향을 제대로 잡으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외부 환경이 나쁘고 방향이 틀리면 대책이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향을 잘못 잡고 “이 산이 아닌가 보다”라고 말하면 모두 실패하는 것이다. 지배자 1인에 의지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이 실장 단기적으로 평가하자면 버티기 차원에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으나 5~10년 후 등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됐는지는 의문스럽다.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논의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나왔지만 삼성과 현대뿐 아니라 업계 전반이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선진 기업들에 비해 M&A가 너무 적은데 1건의 대박을 위해 10건의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탄력성이 필요하다.

→정부 역할은.

-이 교수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발목 잡는 규제가 많다.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민영화된 옛 공기업들을 전리품으로 취급하는 일도 삼가야 한다. 포스코, KT 등에 정부가 입김을 행사해선 안 된다.

-위 교수 일본의 엔저 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다. 정부가 개입해 줘야 한다. 영업이익이 20~30%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을 계속해 나가려면 조세 정책도 조정해야 한다.

-이 실장 제품 주기는 짧아졌는데 정부로부터 각종 인허가를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5-05-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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