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의 뷰티풀 샷] 중국 화보 촬영하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중국 화보 촬영하기

입력 2007-02-01 00:00
수정 200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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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에 평소 정기적으로 작업을 해 오던 한국판 보그의 추천을 받아 보그 차이나 창간 준비호의 표지 진행을 의뢰받았다.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었던 터라 다소 긴장도 되고 흥분도 되고, 묘한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어지간한 잡지의 인쇄 부수가 보통 5만,6만부 정도인데,10억명이 넘는 중국의 인구를 볼 때 보그차이나의 예상되는 발행 부수는 상상을 초월하리라는 생각은 전 세계의 패션 비즈니스의 큰 이슈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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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일에 대한 제안에는 큰 호기심이 발동됐다. 스타일리스트와의 미팅에서 중국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었던 터라 그들의 취향에 대해서 심사숙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통상적으로 아시아권의 보그지는 호주에 있는 오피스의 컨설팅을 받는다. 물론 그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중국판의 경우 그 기대치가 지대하므로 미국 본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한다.

결국 동양적인 정서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소 모던한 분위기의 비주얼을 만들기로 했다. 앞서 상하이 출장에서 구입한 종이 조각 공예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조각 샘플을 세트팀에 의뢰해 커다란 크기로 제작하고, 배경은 마치 장짓문살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나뭇살에 창호지를 발라서 완성했다. 모든 스태프들은 물론 국내 최고의 스태프로 구성되었고, 촬영의 컨셉트와 목적을 전해들은 그들 사이에선 은근한 경쟁심리가 자극되어서 무척 흥미로워했다.

의상은 표지촬영에 걸맞은 드레스로 하기로 하고, 조명은 있는 그대로를 깔끔하게 보여주는 부드럽고 정직한 것으로 정면승부하기로 했다. 당시 모델이었던 송경아와 한혜진은 이후 뉴욕에 진출해 세계 유수의 잡지와 광고캠페인, 각종 톱클래스의 컬렉션에 서는 등 맹활약을 펼치는 세계적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결국 모던하지만 동양풍의 뉘앙스를 가진 모호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고, 보그차이나 측이 만족해한다는 전갈을 받았지만, 이후 이 사진이 어떻게 사용됐지 아직 잘 모른다.

그후 보그차이나는 수개월의 창간 연기를 거듭한 후에 스타 포토그래퍼와 슈퍼모델을 대거 투입해 창간호를 발표하였고, 우리의 모델이던 경아와 혜진이는 유럽과 뉴욕에서 유명 포토그래퍼와 수 차례의 보그차이나 화보작업을 했었다.2004년 여름의 느닷없는 촬영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들과 즐거운 작업이었다.

사진작가
2007-02-0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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