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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 나쁜자세와 상관없다?

척추측만증, 나쁜자세와 상관없다?

입력 2010-01-16 00:00
업데이트 2010-01-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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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이춘성 교수 “ 근거없는 속설 많다”

 허리가 C자 모양 또는 S자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척추측만증’이 나쁜 자세와 운동부족 때문이라는 게 맞는 분석일까?이 질문은 언뜻 보면 개연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게 척추질환 분야 권위자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의 설명이다.

 이춘성 교수는 “측만증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초·중고생의 학교검진에서 발견되는 측만증은 대부분 원인이 분명치 않은 ‘특발성(特發性) 측만증’”이라며 “수십년간 많은 학자가 연구해도 밝히지 못한 측만증의 원인을 나쁜 자세와 운동부족으로 결론짓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쁜 자세,운동 부족,무거운 책가방,조잡한 책걸상 등이 요통의 원인은 될 수 있어도 측만증의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엄마 뱃속에서 자리를 잘못 잡았던 경우 △평형 감각 이상 △호르몬의 이상 등이 꼽히고 있다.

 이 교수는 이어 이처럼 척추측만증이 잘못 알려진 데 대해 관련 언론보도를 비판했다.

 그는 척추측만증에 대해 “사람의 척추에는 휘어져 있는 상태를 뜻하는 ‘만곡(curve)’이 있는데,척추에서는 만곡이 반드시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만곡이지만,사람을 앞에서 쳐다보았을 때 일자가 아니고 옆으로 휘어 있는 경우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중학생의 20%가량이 척추가 휘었다’거나 ‘하루빨리 보조기를 이용한 교정 치료를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은 한참 잘못됐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어떤 방법으로 측만증을 측정했는지 모르겠지만,측만증의 빈도가 20% 이상이라는 것은 과장되고 잘못된 내용”이라며 “측만증의 빈도는 전세계의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2% 내외”라고 못박았다.

 이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학생들의 척추측만증이 상당 부분 과잉진단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는 학교검진 자체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척추측만증 학교검진을 하지 않으면 마치 큰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한쪽으로 편향된 의견”이라며 “설령 측만증으로 진단됐다고 하더라도 보조기 치료의 대상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보조기 치료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사들도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그는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자세 이상’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측만증은 엑스레이 검사상 척추가 10도 이상 옆으로 휜 경우를 말하는데,10도 미만의 각도를 보이는 것은 엑스레이를 찍을 때 몸을 살짝 비틀기만 해도 나타날 수 있는 소견으로 의미가 없어 측만증으로 진단하지 않는다”면서 “자세이상이라는 표현은 비과학적 용어”라고 질타했다.

 또한,척추측만증 상태의 학생들을 방치했을 경우 심폐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이 교수는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그는 “측만증에서 심폐 기능의 장애가 생기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로,대개는 특발성 측만증이 아닌 신경마비성 측만증에서 나타난다”면서 “폐가 완전히 발육하기 이전인 5세 이전에 측만증이 생기면 심폐 기능의 이상이 생길 수 있지만 5세 이후에 발생한 측만증에서는 각도가 아주 큰 경우,흉부 전만증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심폐 기능 장애가 없다”고 말했다.

 이춘성 교수는 “초등학교 학생에서 발견되는 측만증은 ‘사춘기형 특발성 측만증(adolescent idiopathic scoliosis)’으로 10세 전후에 발견되는 측만증”이라며 “따라서 초등학교 학생의 측만증을 방치할 경우 심폐 기능 장해로 조기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오는 22일 오후 5시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에서 ‘척추측만증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건강강좌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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