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황의 배웅… 베네딕토 16세 잠들다

현직 교황의 배웅… 베네딕토 16세 잠들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3-01-05 20:52
업데이트 2023-01-0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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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미사 전 세계 애도 물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례미사 주례
“천상서 영광 누리길” 마지막 인사
염수정 추기경 등 韓 대표단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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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왼쪽) 교황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를 마치고 교황 수행원들이 관을 운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교황의 장례미사는 수석 추기경이 집전했지만 이번에는 현 교황이 직접 주례했다. 바티칸 EPA 연합뉴스
5일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왼쪽) 교황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를 마치고 교황 수행원들이 관을 운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교황의 장례미사는 수석 추기경이 집전했지만 이번에는 현 교황이 직접 주례했다.
바티칸 EPA 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지하 묘역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5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가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수만명의 인파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염수정·유흥식 추기경과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등 한국 대표단도 현장에서 함께 추모했다.

그간 역대 교황의 장례미사는 수석 추기경이 집전했지만 생전에 사임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주례했다. 1802년 비오 7세 교황이 전임 교황인 비오 6세의 장례식을 집전한 이후 교회 역사상 두 번째 사례다. 당시는 나폴레옹 군에 의해 프랑스에 납치돼 선종한 전직 교황의 장례를 3년이 지난 뒤 치러 지금 상황과는 달랐다.

장례미사를 40분 앞두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누인 목관이 성 베드로 광장 야외 제단 앞으로 운구됐다. 관 속에는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과 베네딕토 16세의 재위 기간 주조된 동전과 메달, 그의 재위 기간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형태의 문서가 철제 원통에 봉인돼 간직됐다. 관 위에는 성경책 한 권이 놓였다.

장례미사는 바티칸 시스티나 합창단의 성가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며 시작됐다. 무릎이 좋지 않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단 옆 의자에 앉아 무거운 표정으로 장례미사를 주례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신자와 성직자들은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훔쳤다.

미사가 끝날 무렵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하신 하느님 베네딕토 전임 교황을 당신 자비에 맡겨 드리나이다. 간구하오니 그를 당신 천상 거처에 맞아들이시어 영원한 영광 누리게 하소서”라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관은 ‘교황의 신사들’로 불리는 교황 수행원들의 어깨에 실려 다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됐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이장되기 전까지 있던 바로 그 묘역에 안장됐다.
류재민 기자
2023-01-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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